"유로존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유로존에서 한 나라라도 탈퇴하게 됐을 때 금융시장에 엄청난 타격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UC버클리대 경제학 교수(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불균형' 등의 책으로 널리 알려진 아이켄그린 교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은행이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그리스 재정위기로 대두된 유로존 붕괴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에 가깝다(next to impossible)"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유로존에서 특정 국가가 탈퇴하는 것은 집을 나오면서 불을 붙이고 떠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유로화와 유럽에서 발행한 채권 가치가 급락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EU 회원국이 이런 사태가 일어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highly unlikely)"고 평가했다.

그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경우 대규모 채무 구조조정(부채 탕감)을 해 주지 않으면 상황 해결이 쉽지 않다"며 "채권자들도 고통을 분담한다는 점을 보여줘 그리스 국민이 긴축재정과 개혁을 지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대해서는 "노동시장 개혁 없이는 수출 증대와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재정긴축과 (노동시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며 "하반기 세계경제 성장률은 상반기보다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또 미국의 무역적자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무역흑자로 벌어지는 글로벌 불균형 상태가 "앞으로 최소한 10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등 자산부문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이상은/사진=신경훈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