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방선거는 민선 1기가 배출됐던 1995년 이래 당선자 최다기록(3991명)을 세운 만큼 이색 당선자도 많았다. 형제가 연이어 군수에 당선돼 '가문의 영광'을 달성한 이들도 있는가 하면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인물이 기초의회 의원에 나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진수를 보여준 당선자도 있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으로 기초의회 선거에 출마해 화제가 된 이병완 국민참여당 광주 서구의회 후보는 민주당 후보들과의 접전 끝에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보름간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득표수 1위로 당선돼 '왕실장'으로서의 체면을 지켰다.

전완준 무소속 전남 화순군수 당선자는 지난달 민주당 경선에서 화순군수 후보로 공천된 직후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전 당선자는 당시 옥중출마를 선언한 뒤 보석으로 석방돼 당선에 성공했다.

경기 연천군에서는 김규선 한나라당 후보가 현직 군수인 형의 뒤를 이어 당선됐다. 친형제가 연이어 단체장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김 당선자의 형인 김규배 현 연천군수는 민선 3,4기에 연이어 당선돼 이번에도 3선 도전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동생을 위해 용퇴한 뒤 김 당선자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썼다.

부시장이 시장을 꺾은 이변도 나왔다. 김호복 현 충주시장 밑에서 부시장으로 일했던 우건도 민주당 후보는 2008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 올해 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져 성공했다.

무투표 당선자들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기초단체장 8명,광역의원 44명,기초의원 16명,기초의원 비례대표 98명,교육의원 1명 등 모두 167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