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서는 팀장급 이하 직원들은 평사원이든 과장이든 모두 '매니저'로 부른다. 권위적 위계질서 대신 수평적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앞으로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과장,대리 호칭을 다시 쓸 수 있게 돼 매니저 제도가 시행 4년만에 유야무야될 조짐이다.

3일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기존 '매니저' 호칭 외에 대리 과장 등의 명칭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 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B2B 업무가 늘어나면서 자동차,금융 등 다른 업종과 접촉이 많은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SK텔레콤의 한 직원은 "전화로 통화할 땐 '매니저'라는 직위의 이미지 때문에 젊게 생각했다가 막상 만나고선 상대방이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소개할 때 '몇 년차 과장급'으로 다시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호칭은 입사 후 3년이 지나면 대리,그 이후 5년이 지나면 과장을 사용하는 식으로 입사 연차 및 경력 등을 고려해 사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매니저 호칭도 공식적으로 계속 쓰일 예정이며,필요하지 않거나 불편함이 없으면 대외용 직급 호칭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SK텔레콤에만 적용되지만 SK브로드밴드,SK가스,SK E&S 등 매니저 호칭 제도를 쓰고 있는 다른 계열사로 확산될 전망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