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이 대학 사회에 대해 또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박 이사장은 3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2010 중앙 커리어포럼'에 참석, "대학은 여러가지 문제가 많은 집단"이라며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수백분의 1로 축소돼 녹아든 곳이면서 가장 양심적인 기관인 척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앙대 인수 후 '기업식 구조조정'에 대한 학교 안팎의 격렬한 반발과 관련해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박 이사장은 교수들에 대해 "신문에 칼럼 쓸 때는 학문 간에 통섭하고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대학에서 하자고 하면 '나는 빼고'식"이라며 "최고의 지성을 갖췄다는 분들이 밖에서 대학에 나쁜 얘기를 하면 신문이 그대로 받아쓴다. 우리 회사 노조도 그렇게는 안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학생들이) 천막과 타워크레인 농성,단식을 하는 등 구조조정 때 나오는 우여곡절을 다 겪고 있다"며 "겨우 마련된 구조조정안도 제가 보기에는 호랑이 그림 그리려다 고양이 그린 것에 불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이사장은 "제대로 된 대학 교육을 나이 들어 마지막 일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학생 · 교수 · 언론에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며 서운한 감정을 털어놨다.

그는 이날 참석한 300여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중앙대 출신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저를 믿고 중앙대 학생들을 많이 채용해 주십시오.저희 학생들을 채용해 보시고 마음에 안 들면 애프터서비스(AS)라도 해 드리겠습니다. "기업 회장 출신인 이사장이 직접 '인재 세일즈'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박이사장은 "(저희 대학의) 최고 거래처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오늘에야 찾아뵈어 송구스럽다"고 말한 뒤 "2년 전만 해도 저도 여러분처럼 (직원을 채용하는) '갑'의 입장이었는데 오늘 한순간에 '을'로 바뀌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어느 기업에 가든 일 잘하는 학생을 배출하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원하는 훌륭한 인재를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대에서도 A학점이 절반을 넘는 성적 세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사장 취임 후 처음 알았다"며 "이를 모두 없애 지금은 전국 대학 중 꼴찌에서 세 번째로 학점이 짠 대학이 됐다"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