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도 글로벌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 이 회사의 상용차(2.5t 이상) 판매량은 국내 3225대와 수출 3010대 등 총 6235대에 달했다. 전주 공장에서 상용차 생산을 시작한 1995년 이후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기존 기록은 2007년 12월 5946대였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1만4266대에 이른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마무리된 이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상용차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용차 수출 본격화

현대 상용차의 주력 시장은 중동 · 아프리카와 동유럽,중남미 등이다. 대형 버스 '유니버스',중형트럭 '마이티' 등이 집중적으로 팔리고 있다.

지난달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작년 같은 때에 비해 86% 늘어난 1306대의 상용차를 팔았다. 유가가 오르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동 산유국에서 차량 주문이 집중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도 현대 상용차의 텃밭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이 지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한 620대에 달했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중형 트럭 마이티로 재미를 봤다. 전체 상용차 판매량은 1년 전의 두 배가 넘는 610대였다.

회사 관계자는 "경기 회복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통하고 있다"며 "지금 분위기라면 지난해보다 18% 많은 6만5000대의 상용차 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니버스의 경우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32개국 대표팀 전용 버스로 제공된다"며 "월드컵 이후 판매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현대차가 국내에서 판매한 상용차는 3225대로 전달 3334대보다 109대 적다. 활발한 수출이 내수 부진을 만회했다는 의미다.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도 현대 상용차의 점유율은 작년 72%에서 올해 78%로 6%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까지 판매량 3배로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중국 상용차 메이커인 북분중형자동차유한공사와 현지 합작사 설립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세계 최대 상용차 시장인 중국을 노린 포석이다. 상대적으로 현대차의 입지가 약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브라질과 인도에서는 아예 상용차 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을 상용차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까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연간 판매량 20만대를 달성한다는 게 담당 사업부의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상용차는 포화상태에 이른 승용차에 비해 시장 경쟁이 덜 치열하다"며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해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