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정권 견제심리' 막판 위력…방심한 한나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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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왜 패배했나
6 · 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예상 밖 패배를 당했다. 당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패인은 거대 여당에 대한 견제론과 젊은층의 높은 투표율,한나라당의 오만한 행태로 요약된다.
◆'정권 견제심리' 발동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야당이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는지와 상관없이,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현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당초 여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각종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 등 야권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정치권에선 야권이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불모지였던 강원지사 및 충남지사 선거에서 앞선 것을 두고 '지방선거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대반전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2007년 대선 승리,2008년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을 장악했던 여권이 이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진 전국 선거에서 야당에 참패한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이 내세운 '정권 안정론'보다 야권의 '정권 견제론'이 표심을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목할 것은 이런 견제심리가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50%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조건에서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54.5% '15년 만의 최고치'
역대 지방선거에서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54.5%)은 이런 견제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통상 투표율이 예상치보다 올라가면서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층이 대거 투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제 초접전지역으로 분류되던 제주 강원 경남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1,2위 후보가 접전을 벌이면서 지역민의 관심이 커진 것이다. 무소속 현명관 우근민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제주가 가장 높은 투표율인 65.1%를 기록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와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진검승부를 겨룬 강원이 62.3%로 3위에 올라섰다. 경남의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와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한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맞대결 구도를 펼치며 투표율 61.9%를 이끌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투표율도 50%를 가뿐히 넘었다. 서울이 53.8%로 가장 높았고 경기 51.8%,인천 51% 순이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은 것은 정권심판의 열기가 투표율로 이어진 것"이라며 "특히 오후 들어 투표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부동층과 젊은층이 많이 참여했다는 뜻인데 이는 야당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우 대변인은 젊은층의 현 정부에 대한 비판심리와 관련, "이날 오후 수도권 대학가에 20대들이 투표하려고 30m씩 길게 줄을 섰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오만했다"
한나라당의 안이하고 오만한 행태도 역풍을 불러온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선거를 눈앞에 두고 당의 책임있는 인사들이 잇달아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은 "천안함 사건이 다행히도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고 말해 엄청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언행이 민심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당 내에서조차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준혁/박신영/민지혜 기자 rainbow@hankyung.com
◆'정권 견제심리' 발동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야당이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는지와 상관없이,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현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당초 여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각종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 등 야권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정치권에선 야권이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불모지였던 강원지사 및 충남지사 선거에서 앞선 것을 두고 '지방선거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대반전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2007년 대선 승리,2008년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을 장악했던 여권이 이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진 전국 선거에서 야당에 참패한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이 내세운 '정권 안정론'보다 야권의 '정권 견제론'이 표심을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목할 것은 이런 견제심리가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50%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조건에서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54.5% '15년 만의 최고치'
역대 지방선거에서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54.5%)은 이런 견제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통상 투표율이 예상치보다 올라가면서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층이 대거 투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제 초접전지역으로 분류되던 제주 강원 경남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1,2위 후보가 접전을 벌이면서 지역민의 관심이 커진 것이다. 무소속 현명관 우근민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제주가 가장 높은 투표율인 65.1%를 기록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와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진검승부를 겨룬 강원이 62.3%로 3위에 올라섰다. 경남의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와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한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맞대결 구도를 펼치며 투표율 61.9%를 이끌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투표율도 50%를 가뿐히 넘었다. 서울이 53.8%로 가장 높았고 경기 51.8%,인천 51% 순이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은 것은 정권심판의 열기가 투표율로 이어진 것"이라며 "특히 오후 들어 투표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부동층과 젊은층이 많이 참여했다는 뜻인데 이는 야당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우 대변인은 젊은층의 현 정부에 대한 비판심리와 관련, "이날 오후 수도권 대학가에 20대들이 투표하려고 30m씩 길게 줄을 섰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오만했다"
한나라당의 안이하고 오만한 행태도 역풍을 불러온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선거를 눈앞에 두고 당의 책임있는 인사들이 잇달아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은 "천안함 사건이 다행히도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고 말해 엄청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언행이 민심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당 내에서조차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준혁/박신영/민지혜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