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하락 하룻만에 상승하고 있다.

3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1650선을 종종 터치하면서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미국 뉴욕증시가 2일(현지시간) 주택판매 등 경제지표의 호조와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2% 넘게 급등한데에 따른 것이다.

지방선거 직후지만 시장은 이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제4회 지방선거날(2006년 5월31일) 이후 열린 6월1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2.61포인트(-1.72%) 내린 1295.09를 기록했다. 제3회 지방선거날 다음날인 2002년 6월14일은 전거래일대비 1.05포인트(-0.13%) 하락한 822.01을 나타냈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영향을 받고는 있지만 시원스런 상승세는 보이고 않고 있다. 기존의 박스권에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개별종목의 분위기는 다르다. 테마와 재료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의 참패에 따라 4대강, 세종시 등 정책관련주들이 줄줄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선거로 미뤄왔던 공공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국전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11일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수혜주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제는 숲(시장)이 아닌 나무(종목)을 봐야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존에 튼튼한 나무(주도주)를 비롯해 이벤트에 따른 수혜주(월드컵 등)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라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임박…"내수·음식료株 수혜기대"

월드컵 대표팀은 4일 오전 1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경기장에서 스페인과 친선경기를 앞두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다. 월드컵 부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수혜를 전망하는 손길도 바빠졌다.

유창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 월드컵은 주식시장 흐름과의 특별한 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반면 특정 업종 및 개별 종목으로의 접근법이 유효하다"며 관련 종목을 추천했다.

월드컵 개막 이전의 경우 월드컵 시청의 주요 통로가 TV라는 점에 착안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디스플레이 업종이 유리하다는 것. 월드컵을 대비해 소비자들의 물품 구매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유통주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월드컵 기간에는 스포츠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업체와 포털업체, 맥주와 치킨 등 야식 소비 증가와 관련해 음식료 업체를 수혜주로 주목해야 한다며 네오위즈게임즈, 다음, NHN, 하이트맥주, 하림을 꼽았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SBS를 비롯해, 공식후원사인 현대자동차, 피파온라인 서비스 업체인 네오위즈게임즈 등과 하림, 마니커, 하이트맥주 등 음식료 관련주도 수혜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이날 국순당을 비롯해 하이트맥주, 진로 등 주류종목들이 상승하고 있다. 육계주인 마니커, 하림, 동우 등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라"…저PER주·우선주·기관선호주

한국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는 1740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지수의 흐름보다는 개별 종목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라고 조언했다.

PER이 낮은 종목 중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상향되고 지난 한 달간 낙폭이 큰 종목이 매력적이라는 것. 이 같은 업종은 IT(정보기술), 경기소비재, 금융 등이며 종목은 LG상사, 대림산업, 한화케미칼, 부산은행, 현대중공업 등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높고 2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유망 우선주 6개를 소개했다. 현대차우, LG화학우, 삼성SDI우, 현대차2우B, 삼성전기우, 삼성전자우 등이다. 주가 변동성을 감안하면 우선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좋은 투자대안이라는 얘기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기존 주도주 중 일부 종목의 강세와 틈새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선거 이후 규제완화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건설주 중 재무구조가 건실한 대형 건설주와 일부 증권주에 대한 순환매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테마 관련주도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고, 일부 중형주나 옐로우칩 중 기관이 선호하는 종목 중심으로 탄력적인 움직임도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