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실적을 거둔 보험업계 CEO(최고경영자)들이 속속 연임에 성공하면서 보험업계에 `장기집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사회에서 재선임된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은 오는 11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면 보험업계에서 전무후무한 `5연임 신화'를 쓰게 된다.

1998년 취임했으므로 앞으로 3년간 더 재임하면 무려 15년간 장기집권하게 되는 것.
회사채 보증보험 실적 악화로 파산 직전에 몰렸던 회사를 맡아 고강도 자구노력과 혁신 끝에 지난해 매출 4조2천억원, 순이익 790억원을 달성한 그의 경영 능력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2007년 취임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생명 서진원 사장도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서 사장이 취임하던 2007년 1천342억원이던 신한생명의 순이익은 2008년 1천482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는 1천9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생명보험업계에서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빅3'에 이은 4위 수준.
회사 관계자는 "순이익 뿐 아니라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계약 보험료 기준으로도 4위를 기록하는 등 수년 전까지 5위권 밖이었던 신한이 최근 4위를 굳힌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2007년 취임한 김우진 LIG손해보험 사장도 수익성과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 아래 오는 11일 주총에서 연임될 것이 확실시된다.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로는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취임한 신 부회장은 지난해 말 주총에서 3선에 성공해 통틀어 9년 동안 CEO로 재직하게 됐다.

2002년 한화그룹의 인수 후 빠른 조직 안정과 영업 활성화에 성공하면서 삼성생명에 이어 부동의 2위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황우진 사장도 2005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으며 미국 본사의 신뢰가 두터워 장기 집권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06년 취임한 삼성생명의 이수창 사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해 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올해 회사 상장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EO의 수명은 결국 실적이 좌우한다는 점에서, 장수 CEO들은 양호한 실적으로 오너나 주주들을 만족시켰다는 공통점을 지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