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서비스를 위해…크루즈 승무원의 좌충우돌 24시
이탈리아의 초호화 유람선 코스타 세레나 호가 신혼여행객을 포함한 승객 3800명을 태우고 7일 동안 지중해 명소를 항해한다. 베네치아 항구에 정박한 코스타 세레나 호는 그 자체로 큰 볼거리다. 런던 브리지보다 전장이 길고 공연과 오락을 즐길 공간은 축구장 20개를 합친 면적보다 넓다.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는 1000명의 승무원은 '특급'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다. 주방에선 매일 전채요리 6000개,메인요리 1만3000개와 빵 800㎏이 만들어진다. 13개의 바에는 와인 5000병과 맥주 3000ℓ가 준비돼 있다. 승객들의 국적에 따른 선호도를 고려한 주류 구성이다. 주종은 매번 승객들의 국적에 따라 조정된다. 주방에서는 위생을 위해 직원들의 손톱 검사를 수시로 실시한다. 나이프와 포크 등도 살균한다. 그러다 별난 승객들이 등장하고 예상 못한 일들이 닥치면서 승무원들 간에 긴장감이 고조된다.

케이블방송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이 최근 방영한 '크루즈 다이어리'의 내용이다. 오는 15일까지 매주 월 ·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유럽의 초호화 유람선을 밀착 취재해 색다른 여행 문화를 제시한다. 해상 도시에 견줄 만한 유람선의 생활상을 세밀한 부분까지 보여준다. 실제 승무원들의 인터뷰와 내레이션도 현장감을 더해준다.

코스타 세레나 호는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유람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4억5000만유로를 투입해 만든 이 배는 길이 290m,무게 11만2000t에 달한다. 객실은 1500여개이며 승객 갑판 14개,수영장 갑판 4개,1400석 규모의 극장과 20개 이상의 유흥장을 갖췄다.

이런 설비는 승무원과 정비사들의 숙련된 서비스로 운용된다. 새로운 배우들의 공연 출연,악천후 발생과 승객의 죽음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승무원들은 주도면밀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카메라는 이들의 움직임을 추적함으로써 크루즈 여행의 실체를 보여준다.

'3회-최악의 항해' 편에서는 사고와 응급 상황에서 승무원들의 한계를 테스트한다. 승객이 돌연사했을 때 대처법,수하물을 분실한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는 모습,새로운 마술쇼를 준비하는 과정 등을 담아낸다.

'4회-록 콘서트' 편에서는 유명 밴드 노마디가 선상 극장에서 록 콘서트를 개최하는 장면을 포착한다. 보안팀은 파파라치와 까다로운 팬들,유명 연예인을 수행하는 전략을 숙의한다.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를 찾는 독일 승객들을 위한 배려도 마련한다.

'5회-기상 악화' 편에서는 공연 준비와 기상 악화 상황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탱고 무용단의 공연을 앞두고 음식을 준비하던 중 기상이 악화되면서 비상이 걸린다. 크루즈에서 공연 취소란 있을 수 없는 일.배의 요동을 최소화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온갖 악재들이 겹치며 승무원들에게 가장 힘든 과제가 주어진다.

'6회-마지막 항해' 편에서는 루소 선장이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준비하는 모습을 포착한다. 생소한 항로를 택해 떠나는 시즌 마지막 항해는 여행객들의 마음에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