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계층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와 '여성'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4년 사이에 태어난 약 900만명을 말한다. 전쟁 후 모든 것이 부족할 때 성장기를 보내며 어렵게 살아온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경제력을 갖춘 시점에 부모를 봉양하고 자녀를 키우며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었지만 정작 자신을 돌보는 데는 무관심했다는 점이다. 자신을 돌볼 여력이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경제 성장의 주역으로 고생한 이들이 은퇴 후에도 힘든 삶을 살아야 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

2007년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생활하는 노인 부부가 평균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면 월 2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이 정도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연금보험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해 즉시 노후자금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이미 어느 정도 노후자금을 마련한 경우에도 자신의 자산 구성이 적절한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보유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라면 지속적인 현금을 얻을 수 있는 금융자산을 늘리는 게 좋다. 부동산을 담보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역모기지론도 고려해 볼 만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시점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하루라도 빨리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여성도 노후 준비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부부는 남편이 부인보다 평균 3세가량 많지만 평균 수명은 여성이 6~7세 정도 길다. 부인은 통상 남편 없이 9~10년가량 혼자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여성은 남성보다 노후자금을 많이 모아야 한다. 노후자금을 부부 각각의 명의로 분산해 마련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골드미스' 등 싱글족도 노후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은 현재 경제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굳이 결혼에 얽매이지 않고 여유롭게 사는 삶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에는 의지할 배우자나 자녀가 없어 혼자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그만큼 노후에 대한 계획을 확실히 세워두지 않으면 지금 누리고 있는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없어 자칫 말년을 우울하게 보내야 할지 모른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노후 대비를 위해 매달 얼마나 준비하느냐'는 질문에는 60%에 가까운 응답자가 10만~50만원이라고 대답한다. 55세를 은퇴시점으로 잡았을 때 대략 25~30년 정도를 일한 뒤 이 때 모아둔 자금으로 짧게는 20년,길게는 40년 정도를 살아야 한다. 더구나 은퇴 연령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반면 수명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매달 10만~50만원의 투자금액으로는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 충분한 재무설계 능력을 갖춘 컨설턴트를 만나 연금보험을 중심으로 노후를 설계하는 것이 '아름다운 노후'를 완성하는 길이다.

이상덕 <삼성생명 FP센터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