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에 CSI 바람이 거세다. CSI는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셉테드(CPTED ·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스마트폰(smart phone),무인경비용 지능형 로봇(intelligent robot)의 영문 앞글자를 딴 것으로,에스원 ADT캡스 KT텔레캅 등 보안업계 '빅3'가 모두 이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분야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안업계가 가장 관심을 쏟는 분야는 '환경개선을 통한 범죄예방'이라는 뜻의 셉테드다. 이는 범죄나 침입사건 발생 후 조치를 취하는 기존 경비서비스와는 달리 건물을 지을 때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주거나 업무 환경을 설계하는 것.

예컨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물을 배치하고 밖에서도 아파트 비상계단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유리외벽을 만들거나 놀이터를 후미진 곳이 아니라 각 세대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설계하는 방식이다.

에스원은 최근 서울 신길 11구역을 포함한 이문,신림,길음 등 총 9개 재정비촉진지구에 셉테드 컨설팅 사업자로 선정돼 서울시 및 시공사와 함께 환경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ADT캡스는 SK기흥 아펠바움과 죽전GS 자이 아파트 단지에 셉테드 컨설팅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보안시스템까지 공급했다. ADT캡스 관계자는 "외곽은 적외선 감지기를 이용한 보안시스템이 적용됐고 세대 내부에는 적외선,음향 감지기 및 가스누설 경보기 등이 설치돼 가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업계는 IT와 로봇기술을 접목한 보안서비스 개발에도 앞다퉈 나서고 있다. 에스원은 귀갓길 여성이나 하굣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위급신호 발신 서비스인 '지니콜'을,KT텔레캅은 '케어콜'을 출시해 경쟁에 불이 붙었다. KT텔레캅과 ADT캡스는 스마트폰으로 주택이나 가게에 설치된 CCTV를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지능형 로봇 개발도 한창이다. 에스원은 하반기 중 상용화를 목표로 지능형 감시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지능형 감시로봇은 기존의 CCTV와 경비인력의 순찰 및 방범 역할을 합친 개념이다. 로봇이 외부 출입자와 차량 출입 등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화재 및 도난 사건 등이 발생하면 촬영된 영상을 관제 센터나 보안 담당자의 휴대용 단말기에 전송하고 경고음을 울려 사고를 예방한다.

에스원 관계자는 "점차 IT,로봇기술이 적용된 무인경비형태가 보안서비스 업계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