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이후 유럽의 재정위기 문제가 주식시장을 계속 위협했다. 투자자들은 2007년 시작된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이어지며 극단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큰 두려움을 갖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유럽문제와 2008년 미국 리먼 사태는 근본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리먼 사태는 모기지 대출,즉 소비자 대출의 문제였던 반면 유럽 위기는 국가에 대한 대출 즉,일부 국가의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 문제다. 사실 소비자 대출의 부실화 문제는 심각성을 떠나 대응하기가 더 어렵다. 3억 미국 인구 중 누가 어느 정도의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국가의 문제는 이보다 대응하기가 나은 편이다. 그리스가 문제라면 그리스가 발행한 국채,대출 등은 물론 그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이 어느 정도 필요할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리먼 사태는 대출 문제라기보다는 사실상 파생상품의 문제였다. 미국의 금융회사 중 가장 큰 경쟁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메릴린치,베어스턴스 등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당시 도산한 것은 파생상품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로 형성된 파생상품 시장이 존재했다는 점이 파산 배경이다.

그러나 이번 유럽 재정위기는 일부 국가의 재정 및 부채의 문제다.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국채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진 것인데,7500억유로에 달하는 유로안정기금의 규모로 볼 때 일단 EU(유럽연합)의 대응 영역 안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