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잘못 용인땐 도발 되풀이될것..강한 메시지 줘야"
싱가포르 샹그릴라 안보대화 기조 연설

이명박(MB) 대통령은 4일 "한국 정부는 오늘 북한의 천안함 군사도발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9차 샹그릴라 안보대화에 참석, '글로벌 아시아의 비전과 한국의 역할'이란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북한의 핵문제와 천안함 군사도발은 결코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걸린 심각한 문제일뿐 아니라 세계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기에 6자회담 참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모두가 적극 나서야 할 문제"라며 "적당히 시간이 흐르면 북한의 잘못이 묵인되고 한반도의 안정이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의 도발은 또다시 되풀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남한의 영해에 들어와 우리 군함을 직접 공격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군사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이제까지 끊임없이 도발을 일으켜왔지만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이를 인내하고 절제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북한을 용인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해치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는 북한 지도부가 시간을 끌면서 핵무장을 하고 강성대국만 달성하면 살 수 있다는 허황된 생각을 확실히 버리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전쟁이 발발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상대가 얕잡아 보면 안된다.

잘못 손을 대면 더 큰 화를 입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북한에게 강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역할이 크다.

그러한 기대를 하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에게 발전 모델을 따라오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데 북한이 이번 기회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서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모든 나라들이 이러한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는 이때, 유일하게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북한이 이제라도 생각을 바꾸어 핵 포기를 결심하고 남북 상생과 공영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 국민들도 적극 호응하고 도울 것"이라며 "한국정부가 제안한 그랜드바겐 구상은 국제사회에 확실한 안전보장 및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 핵 프로그램을 폐기시키고자 하는 일괄타결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이 언제 다시 열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그랜드 바겐을 타결해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샹그릴라 안보대화 참석에 이어 싱가포르 총리를 지낸 리콴유(李光耀) 고문장관을 접견했다.

5일에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귀국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추승호 이승우 기자 chu@yna.co.kr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