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일부 국가들의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이날 부산에서 끝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결과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G20는 출구전략에 관해 국제공조를 유지하되 구체적인 정책 선택은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출구전략은 재정 통화 금융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한국은 재정과 금융 면에서는 이미 단계적으로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통화 측면의 출구전략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자산시장 동향과 경기회복 추세,국제적인 흐름 등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최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정위기가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들의 시행을 늦추게 하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신흥 국가에서 처음으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렸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며 “큰 다툼 없이 커뮤니케를 채택했다는 점도 의미를 둘 만하다”고 평가했다.그러나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국가들이 있었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모든 나라가 똑같이 갈 수는 없다”고 말해 회원국 간 합의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윤 장관은 주요 의제에 대한 최종적인 합의는 11월 열리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그는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필요성에 회원국들이 공감했다”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 11월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행세 등 금융권의 손실 분담 방안에 대해서도 서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현재 은행세와 관련해서는 금융기관의 비예금성 부채에 수수료를 물리는 방안과 우발자본을 도입해 위기 시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는 완충 장치를 두는 방안,자본 흐름에 규제를 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산=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