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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2할의 지방자치' 정상화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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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선거는 '전국정치'의 연장
    정부·지자체 협력의 장 넓히길
    이번 지방선거는 집권 여당에 참담한 패배를 안겼다. 야당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는 뼈아픈 패배였지만,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국민의 힘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지방의 승리일까.

    아닌 게 아니라 '지방' 유권자들의 선택은 세종시와 4대강으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중앙정치에 대한 비토,즉 거부권 행사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가 지방의 승리는 아니었다. 억눌려 있던 지방의 목소리가 선거라는 공명통을 통해 전국에 크게 울려 퍼졌지만,지방은 결코 이긴 게 없고 이긴 적도 없다. 지방은 단지 재발견됐을 뿐이다. 그것도 전국정치에 업혀서.

    이번 지방선거는 문자 그대로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 의원,교육감과 교육의원들을 뽑는 선거였고 따라서 선거 이슈도 전체적으로 지역 현안들이 중심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라기보다는 실은 '지방에서 치른 전국선거'였고,집권여당과 야당이 건곤일척을 겨룬 중앙정치,정확히는 전국정치의 연장이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참패한 여당은 애써 지방선거의 의미를 축소하고 싶겠지만 차마 말은 못한다. 개선한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2할 자치'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가진 지방자치 선거라는 사실을 애써 모르는 척한다. 유권자들은 지방의 후보자들에게 귀중한 한 표를 여덟 번이나 던져 주었으나,이번만큼 '무지의 투표'가 많았던 선거는 없었다. 투표는 지방 후보에게 했지만 선거는 전국적으로 한 셈이다.

    이번 선거로 지방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선거를 통한 지방권력의 재편은 지방자치를 신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인가. 지방에 미래는 있는가. 좀 도발적인 질문이지만,이번 선거로 온 국민을 각성시킨 지방의 대반란이 지방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이제 막 지방정치와 전국정치에 투 트랙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 어느 집권세력,중앙의 지배자도 지방을 외면하고서는 더 이상 순항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당선자들이 자신을 공천해 준 중앙정치의 맹주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백골난망의 마음을 가지지만 않는다면 이번 선거는 지방의 미래를 향한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열쇠는 지방정치인들이 쥐었다. 자신의 영달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해 달라며 온 몸을 던져 목청을 다해 호소했던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다. 이제 승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약속대로 주민을 위해 봉사할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다.

    그러나 전에 겪어 보지 못한 대립과 갈등,위험과 불확실성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열쇠는 지방정치인들이 쥐었지만 그 열쇠의 이름은 사뭇 다르다. 그것은 중앙정부와 함께하는 자치와 거버넌스다. 대한민국이 갈등공화국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면 누구보다도 중앙정부 스스로가 갈등 당사자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지방 대 지방의 갈등을 조장하지 않아야 한다. 지방자치를 2할에서 5할로,지방과 주민을 위한 행복의 방정식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과업은 지방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중앙정부가 함께 도와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지방선거 참패로 행여 유권자나 야당을 상대로 앙앙불락(怏怏不樂)할 것이 아니라 이제 다시 소통의 정치를 추스려야 할 때다. 이제 막 새롭게 태동한 지방정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범하고 유연하게 협력의 가능성과 기회를 극대화하는 거버넌스 전략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역사에 남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치욕적 패배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응답한 정부로 기록된다면 이 또한 영광이 아니겠는가.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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