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예정일을 이틀 앞둔 7일 기술적인 문제로 난항을 겪은 끝에 발사대에 세워졌다.

나로호는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위에 오후 4시께 기립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문제로 5시간 지연되다 오후 8시55분께야 기립을 시작해 9시15분께 완료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1단 GMS(발사체 이륙 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전기장치)에서 전기 신호가 불안정한 현상을 발견했다"며 "GMS 커넥터를 분리 점검한 다음 재조립한 결과 전기신호의 불안정 현상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이어 "기립 후에도 계속 점검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8일 나로호관리위원회(위원장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를 열어 발사 일정 연기 여부와 문제발생 원인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나로호는 이날 오전 8시10분께 그동안 대기하고 있던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나와 특수 제작된 무진동차에 실려 발사대로 옮겨졌다. 각종 기계 · 전기 케이블이 연결된 뒤 기립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가 감지되자 점검시간이 길어지면서 기립이 계속 지연됐다.

항우연의 발표대로라면 나로호 발사가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정된 과정이 5시간 늦어지며 기술적 검증절차가 순연됐고,GMS에서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를 예정대로 강행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우주발사체 운용에 있어서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발사체와 발사대는 초저온 · 초고압의 추진제 등 위험물질과 수백 개의 거대 시스템으로 연결된 전기신호가 쉴새없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어떤 곳이 문제였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나로호는 8일 오전부터 1단과 상단에 대한 최종 리허설을 진행하고 발사대 및 레인지(추적)시스템 초기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우주물체와의 충돌회피분석도 8일 최종 보고가 예정돼 있다.

작년 1차 발사 때도 8월19일이던 당초 예정일이 발사대 지하 발사관제설비 소프트웨어 오류로 25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나로호는 1차 발사 때 한쪽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미분리로 균형을 잃어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를 궤도 위에 올리지 못하면서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 이번 2차 발사에서 기상조건 등을 고려한 발사 예비일은 오는 19일까지로 잡혀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