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물업체인 비엠금속의 서병문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현상금'을 걸었다. 범죄자를 찾는 게 아니라 구직 희망자를 찾기 위해서다. 구직 희망자를 데려오는 직원에게는 일정 정도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서 회장은 "구인 광고를 하고 노동부 워크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등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구직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동종 업계에서 그나마 임금이나 복지 수준이 높은 비엠금속이 이 정도인데 다른 주조업체들은 어떻겠느냐"고 토로했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295명으로 90% 이상 가동률을 유지하려면 최소 310명 이상은 돼야 한다. 하지만 상시채용을 통해 취업문을 열어놨음에도 불구하고 300명을 넘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나마 젊은 청년층은 입사 후 일주일도 안 돼 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여기서 힘들게 일하느니 좀 적게 벌더라도 쉬운 일을 찾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입사원을 데리고 온 직원이 포상금을 받으려면 그 신입사원이 3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

서 회장은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줄이면 중소기업들이 청년층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오히려 주물 금형 이른바 3D업종은 청년층에 심각하게 외면당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수 대한염직 사장도 처지가 비슷하다. 젊은 직원들의 이탈률이 높다 보니 지금은 신입사원을 채용했다가 며칠 후 보이지 않더라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게 된다고.김 사장은 "요즘에는 지방선거 등이 겹치면서 선거 운동원 등 아르바이트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인력 수급이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30년씩 근무한 장기 근속자들에게 더욱 의지하는 형편이다. 김 사장은 "최근 젊은이들에게는 '기술을 배워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내가 최고가 되겠다'는 장인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