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16강 경쟁' 더 뜨거운 '3DTV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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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3D TV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3D 입체 영상으로 경기를 중계하는 첫 대회다. 마치 눈앞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TV업체들도 차세대 TV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을 대거 쏟아내며 월드컵 경기 못지않게 뜨거운 3D TV 전쟁을 펼치고 있다.
월드컵은 TV 발전사를 주도해왔다. TV 중계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시작됐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는 위성중계 기술을 통해 전 세계로 경기 영상을 전달했다. 위성 기술 덕분에 FIFA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중계권료라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열린 2002년 월드컵 때는 고화질(HD) TV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프로젝션 TV를 LCD(액정표시장치) TV로 바꾸는 열풍이 불었다. TV 제조사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것도 TV 진화의 변곡점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남아공 월드컵의 화두는 3D다. FIFA는 남아공 월드컵 전체 64경기 중 25게임을 3D로 중계할 예정이다.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이 3D로 첫 중계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와 펼치는 우리 대표팀의 예선 경기도 3D로 볼 수 있다.
3D TV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은 것은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이다. FIFA의 공식 스폰서로 월드컵 경기 3D 영상 제작에도 참여한 소니는 정작 3D TV 출시가 늦어져 곤혹스런 처지다. 일본에서 10일께 우선 3D TV를 내놓고 국내서는 7월 초에나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LG전자는 3~4개월 앞서 제품을 선보이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말 3D TV 시판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2만대,글로벌 시장에서는 27만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LG전자도 국내에서 6000대를 판매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3D TV는 종류만 20여종에 달하고 가격도 200만원대부터 990만원까지 다양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내놓은 풀HD 3D LED(발광다이오드) TV는 물론 최근 출시한 PDP,LCD 제품 등 3D TV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화면크기도 46 · 50 · 55 · 63인치로 세분화시키는 등 디스플레이 종류,화면 크기별로 다양한 제품군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화질이 가장 뛰어난 LED 3D TV는 46인치가 400만~430만원,55인치가 580만~610만원대다. 명품으로 나온 9000 시리즈 55인치 제품은 가격이 990만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3D LCD TV는 150만원 가량,3D PDP TV는 200만원가량 저렴하다. 삼성의 3D TV는 3D 전용 패널과 3D 하이퍼리얼 엔진을 이용해 뛰어난 입체감을 구현하는 게 장점이다.
LG전자는 고급형 인피니아 시리즈 2종(47 · 55인치),보급형인 엑스캔버스 시리즈 3종(42 · 47 · 55인치) 등을 출시했다. 고급형은 광원(光源) 역할을 하는 LED를 화면 바로 뒤에 촘촘히 넣은 직하형 방식을 채택,명암비가 뛰어나다. 1초에 480장의 화면을 보는 것 같은 효과를 내는 '트루모션 480헤르츠(㎐)' 기술도 적용했다. 47 · 55인치 출고가는 각각 470만원대,630만원대다. 보급형 제품은 이보다 140만~150만원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화면 크기가 가장 작은 42인치 3D TV는 200만원대에도 살 수 있다.
월드컵 이벤트에 참여해 TV 구입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면 행사 기간 3D TV를 산 고객 중 추첨을 통해 현금 100만원을 주는 이벤트를 갖는다. LG전자도 개막일인 오는 11일까지 3D LED TV를 사는 사람에게 조 예선에서 대표팀이 한 골을 넣을 때마다 3만원짜리 기프트카드를 준다.
안방에서 입체영상을 즐기려면 3D TV(안경 포함) 말고도 지상파,위성방송 등을 통해 영상을 수신해야 한다. 삼성전자 3D TV의 경우 일반 2D 영상을 3D로 변환해 보는 기능을 갖췄지만 경기 촬영 때부터 3D 카메라로 만든 영상을 보면 입체감을 보다 풍성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D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다. 지상파 채널을 보기 위해서는 이를 수신할 수 있는 안테나가 있어야 한다. 3D TV를 구입하기 전 자신의 집에서 지상파 수신이 되는지 반드시 체크를 해야 한다. 지상파는 시범방송 채널인 66번을 통해 3D 영상을 볼 수 있다. 지상파 수신이 어려운 가구는 유료방송인 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해야 볼 수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SBS와 협약을 맺고,스카이라이프 1번 채널을 통해 월드컵 3D 영상을 보여준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