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장 초반 국내 증시를 긴장시켰던 헝가리 쇼크는 후반으로 갈수록 위력을 잃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오후 장 들어 낙폭을 만회하면서 각각 1.57%, 2.14%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과거 그리스 재정위기 때와 비교하면 선방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헝가리 디폴트 우려에 따른 충격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헝가리의 재정적자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4%에 불과하다"며 "헝가리 디폴트 우려나 동유럽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은 과장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궈 애널리스트도 "헝가리는 부채비율이 그리스보다 낮을 뿐더러 포린트화라는 별도의 통화를 갖고 있어 재정이 악화되면 포린트화 평가절하에 따른 통화정책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2600억원 순매도하기는 했지만, 과거 그리스 재정위기 때와 비교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또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대형주들이 상승반전하는 등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을 볼 때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펀드 환매가 줄어들면서 매수 여력이 생긴 기관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수급에 긍정적"이라며 "코스피 1600선 부근에서는 반등을 노리고 매수할 만한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여전히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보인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날도 원·달러 환율이 3% 가까이 급등하는 등 원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어 수출주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바람직해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오리온이나 아모레퍼시픽, 현대백화점 등 선방하고 있는 내수주들도 방어적인 측면에서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