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주목을 끌었던 중국 농업은행이 다음 달 홍콩과 상하이증시에서 동시 실시할 IPO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당초 예정했던 300억달러(약 37조원)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가들의 수요 예측과 증시 상황,IPO 안내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농업은행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200억달러를 약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따라 2006년 220억달러를 조달한 중국 공상은행의 역대 최대 규모 IPO 기록을 농업은행이 깰 것이란 전망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9일 농업은행 IPO를 심사한다.

농업은행의 IPO 규모가 축소되는 것은 올 들어 중국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공모가가 낮춰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농업은행은 최근 로드쇼에서 투자가들에게 공상은행 IPO 때와 같은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94배로 공모가를 결정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 펀드매니저들이 PBR가 1.2배를 넘는 공모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중간선인 PBR 1.3~1.5배 선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한편 증시 상황이 나빠지자 중국 상장 은행들의 증자 물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5위 은행인 교통은행은 이달 발행할 신주인수권부사채(BW) 규모를 48억달러로 당초 계획보다 21% 축소키로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