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주들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 업황 둔화 우려까지 겹쳐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포스코는 7일 8000원(1.75%) 하락한 44만8000원으로 마감,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올 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포스코는 지난달 말 43만4500원을 바닥으로 반등을 시도하는 듯했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에 기관 매물이 늘며 다시 뒷걸음질치는 양상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다른 철강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달 20일 7만9700원까지 밀려났다 8거래일 만에 10% 이상 반등한 현대제철은 이날 3.18% 떨어진 8만2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 만에 상승폭을 절반 이상 반납한 셈이다. 동국제강은 주가가 2만원 선 밑으로 밀려나 작년 3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전승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요산업이 호조를 보이면 소재업체의 주가도 따라 올라가게 마련이지만 올 들어 철강주는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높지 않은 데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중국의 철강가격 인하가 지속돼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에는 업황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긴축과 유럽 신용불안 등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가 약해지면서 철강 업황이 하반기를 고비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의 실적 모멘텀도 상반기보다는 부진할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외 건설경기의 더딘 회복 속도도 철강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다만 주가가 부담 없는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안정성이 뛰어난 업체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철강사들이 마진 확보를 위해 공급량을 줄일 것"이라며 "주가가 이미 바닥권에 와 있는 상황이어서 철강주가 서서히 소외 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고로의 이익 반영이 시작될 것이란 점에서 현대제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동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풍산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주도 관심 대상으로 추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