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 증시는 대내외 부담요인들이 산재한 가운데 상승 모멘텀(계기)이 부족한 형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문제가 남아있고, 경기 둔화 우려 역시 증시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요국가들의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미국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 중국 PMI(제조업구매자관리) 지수 등에 비춰 세계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한국 증시 내부적으로는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선물·옵션 만기일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 부각도 대내외변수 안정 등의 요인이 갖춰져야 돋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정 수준의 하방경직성은 확보했지만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것.

7일(현지시간) 경기회복 지연 우려 확산에 따른 미국증시 하락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5.48포인트(1.16%) 내린 9816.49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35%, 나스닥 지수의 경우 2.04% 떨어졌다.

◆ 신한금융투자 "당분간 1600 초반에서 혼조 예상"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지수가 당분간 1600선 초반에서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김중현 연구원은 "증시는 외부 악재에 대해 점진적으로 내성을 갖춰가고 있지만 유로화가 빠르게 진정되지 못한다면 불안정한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 스페인, 헝가리, 이태리 등 국가명만 바뀔 뿐이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제거되고 있는 상황에서 1600선 이하의 영역은 과매도 국면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유로존 문제 뿐만 아니라 금주 국내 증시가 직면하고 있는 내부적인 잠재 리스크 요인들도 부담이라는 판단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선물·옵션 만기일 부담 등도 증시의 탄력적인 반등을 가로막을 수 있는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의 어려움 등 내수경기 부진도 금리인상 결정에는 고민거리"라며 "기준금리가 동결을 유지하더라도 금통위 결과가 나오는 시점까지는 불확실성 문제가 투자심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한양증권 "위험 관리에 주력…적극적 대응 자제"

한양증권은 현 시점이 증시의 상승 모멘텀 공백기로 단기 관점에서 위험 관리에 주력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임동락 애널리스트는 "대외 불안요인의 위기해소 과정이 필요한 만큼 위험 관리에 주력할 시점"이라며 "경기 측면에서도 시장을 견인할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고, 2분기 실적시즌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기존 주도주의 저가매수 접근 정도를 제외하면 적극적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지만 이는 증시 하락이 과도하게 진행되거나 대외 변수들의 진정이 우선시돼야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악재들에 대해 한국증시의 내성이 강화됐다고 하더라도 시장을 견인할 상승 모멘텀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헝가리 문제가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에 비해 심각성이 낮고 파급효과 역시 제한적일 전망이기 때문에 단일변수로의 영향력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면서도 "주요국가들의 경기선행지수가 하락 반전했고 미국 ISM 제조업지수, 중국 PMI지수가 세계 제조업 경기 둔화를 보여주는데, 경기측면의 지원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증시의 상승 흐름은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동양종금증권 "위험대비 기대수익률 높은 이익개선주 15選"

동양종금증권은 위험 대비 기대수익률이 높고, 이익전망치 상향 조정률이 큰 종목 15개를 선별, 추천했다.

해당 종목은 SK텔레콤, 한섬, 영원무역, LG상사, 하이닉스, 강원랜드, 텔레칩스, 풍산, 삼성전자, 대웅제약, 세아베스틸, 한화케미칼, KT, LG, 카프로이다.

이 증권사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수준이 높아졌지만 현재는 추가적인 단기 반등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는 시점으로, 위험을 회피(risk averse)하기보다는 관리(risk management)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위험관리 방법 중 하나는 위험 대비 주가기대 수익률이 높은 업종이나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익추정치가 상향된다는 것은 주가가 변함이 없다면,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지면서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가기대 수익률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증시 업종별 12개월 예상 PER의 역수를 이용하고, 위험의 경우 MSCI 업종별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가운데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4주전보다 상향 조정된 업종은 통신, IT(정보기술), 소재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그는 "위험 '회피'가 아닌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주가기대수익률/위험'이 높고,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추정치가 개선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은 유효한 투자전략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