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혼다자동차 부품공장의 '파업 성공'에 자극받은 이 회사 협력업체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조업을 중단,연쇄적인 '모방 파업'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중국 언론들은 외자기업의 임금 인상을 잇따라 촉구하고 나서 외자기업을 희생양으로 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광둥성 포산펑푸자동차부품의 근로자 250여명이 전날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포산펑푸는 혼다자동차와 광저우자동차의 합작회사인 광치혼다자동차에 배기장치를 납품하는 회사다. 총 460여명의 근로자 가운데 250여명이 파업에 가담했다.

포산펑푸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잔업수당 지급 및 노조(공회)위원장 교체를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후난성 출신의 한 근로자(22)는 "혼다자동차 포산 부품공장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이 파업 전 약 1500위안 수준이었는데 우리는 1300위안 정도에 불과하다"며 "만일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우리 공장의 근로자들은 현재처럼 단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하고 있지만 잔업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위원장이 사실상 경영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교체를 요구했다.

혼다자동차 측은 부품 재고가 남아 있어 차량은 정상적으로 출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협력업체 측에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혼다자동차 부품공장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최소 24%의 임금 인상을 성공시킨 데 자극받은 모방 파업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랴오왕은 최신호에서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들은 저임금 덕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임금 인상에는 매우 인색하다"며 "적절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