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3.75g(한돈)이 20만원 선에 육박했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 · 달러 환율까지 급등한 탓이다.

8일 삼성귀금속현물거래소 금시세닷컴 KGTC 등 서울 종로의 귀금속 도매업체에 따르면 이날 순금(24k) 한돈의 도매시세는 19만8000원으로 지난해 2월21일(19만4700원)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귀금속현물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도매시세는 런던 금 시세를 기준으로 당일 원 · 달러 환율을 적용해 변동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값의 기준이 되는 런던금시장협회(LBMA)의 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기준 현물 금값은 온스당 1215달러로 하루 전보다 11.50달러(0.96%) 올랐다. 최근 유럽발 위기로 인해 국제 투기자금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린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는 지난달 12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1237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환율 급등세가 오름세에 있던 국내 금값에 기름을 부었다. 원 · 달러 환율은 최근 유럽발 위기로 불안감이 확산되자 전날 1234원으로 32.2원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233.40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김도영 NH선물 해외선물팀장은 "유로존의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원 · 달러 환율도 이 같은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시세가 더 출렁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값은 지난해 2~3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원 · 달러 환율이 1530원대까지 치솟자 한돈에 19만원대로 올랐다가 환율이 안정되면서 하반기엔 15만원대까지 떨어졌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