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년…'東高西低' 굳어지나] 동판교의 압승…서판교보다 최대 2억 비싸
입주 1년을 맞은 경기도 판교신도시에서 동판교 아파트의 가격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분당과 붙어 있는 동판교지역이 서판교에 비해 중소형은 4000만~8000만원,중대형은 1억~2억원 정도 높게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밀도로 주거여건이 쾌적하게 지어진 서판교보다 분당 편의시설 이용이 쉽고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을 앞두고 있는 동판교를 실수요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도시가 안정화되면 주거여건 쾌적성이 더 부각된다는 점에서 잠재력은 서판교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평형은 동판교가 1억~2억원 비싸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6월 현재 판교신도시 입주단지의 아파트는 임대를 포함,총 2만351채에 달한다. 이 중 동판교가 9538채,서판교가 1만813채다.

2006년 분양 당시 분양가는 동판교와 서판교가 엇비슷했지만 입주가 본격화된 작년 5월 말 이후 입지여건에 따라 집값은 차등화되는 양상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소 등에 따르면 시장 침체로 거래가 뜸해 모든 단지의 시세를 정확하게 파악하긴 힘들지만 동판교 삼평동 봇들마을 9단지 전용 115㎡(42~44평형)는 11억2500만원,삼평동 봇들마을 9단지 전용 150㎡(56~58평형)는 19억원 선으로 비슷한 크기의 서판교 아파트보다 1억~2억원 정도 높다. 아직 전매제한이 걸려 정식 거래가 안 되는 전용 85㎡(31~34평형) 이하 규모도 동판교가 서판교보다 호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 전용 85㎡ 규모인 동판교 삼평동 봇들마을 2단지는 7억6500만원,백현동 백현마을 2단지는 7억8500만원 선이다. 반면 같은 크기의 서판교 판교동 원마을 9단지는 7억원,운중동 산운마을 5단지는 7억4000만원대다.

전세가도 동판교가 다소 높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동판교 30평형대는 2억6000만~2억8000만원,40평형대는 3억6000만~4억2000만원 선이다. 서판교 30평형대는 2억1000만~2억5000만원,40평형대는 3억5000만~3억8000만원 선을 보이고 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입주 초기 값을 결정짓는 요인은 교통과 생활 편의성"이라며 "내년에 신분당선 연장선 판교역이 개통되고 각종 업무 및 상업시설이 속속 들어설 동판교 지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입주 1년…'東高西低' 굳어지나] 동판교의 압승…서판교보다 최대 2억 비싸
◆중장기 잠재력은 서판교가 높다

동판교와 서판교의 중장기 아파트값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입주가 완전히 끝나고 판교신도시가 안정화되면 서판교의 '환경 메리트'가 돋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직 입주 초기여서 교통과 쇼핑시설 이용 등 생활 편의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실수요자들은 주거의 쾌적성을 따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대규모 녹지공간에 둘러싸여 있고 동판교에 비해 저밀도로 개발된 서판교의 잠재력이 더 커 보인다"며 "임대 · 소형 아파트가 많은 동판교에 비해 서판교는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 향후 집값 상승기엔 더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론 상업시설이 속속 들어서는 동판교가 서판교보다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서판교는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분양 중인 타운하우스인 월든힐스가 인기를 끌 정도로 녹지환경은 동판교보다 더 뛰어나다"고 지적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