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how] 쏟아지는 '은행주 변수'…애널들도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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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은행주
건설사 구조조정·은행세 도입…'리스크 파괴력' 엇갈린 전망
"現주가 싸다"엔 한 목소리
건설사 구조조정·은행세 도입…'리스크 파괴력' 엇갈린 전망
"現주가 싸다"엔 한 목소리
은행주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외에서 전방위로 쏟아지는 은행 관련 변수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의 은행산업 전망이 크게 엇갈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은행주에는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국내외 악재에 주가 요동
6 · 2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3일 은행업종지수는 5.15% 오르며 전 업종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컸다. 하지만 4일엔 2.67% 하락하며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 7일에도 3.09% 내려앉아 코스피지수 하락을 주도하더니 8~9일에는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3일 은행주 강세는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은행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 중 하나가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일은 성지건설 1차 부도에 따른 건설사 부실 문제가 부각됐고 7일엔 헝가리 재정위기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은행주 주가를 흔들 만한 변수들이 마구 쏟아져 주가 변동성이 유독 두드러진 모습이다.
◆리스크에 대한 상반된 시각
문제는 애널리스트들마저 은행산업의 전망에 대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요즘처럼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 달랐던 때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은 △국내 건설사 구조조정 △유럽 재정위기 △은행세 도입 등 은행주와 관련된 불확실성에 대한 평가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은행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은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만큼 막상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점차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부정적인 애널리스트들은 "리스크가 은행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에 대한 시각차가 단적인 예다. 비관론자들은 부실 건설사 퇴출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가 은행 실적을 악화시킨다고 보는 반면,낙관론자들은 여신 건전성이 개선돼 향후 대출 확대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식이다.
이같이 상반된 평가는 하반기 은행 실적에 대한 엇갈린 전망으로 연결된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개선됐던 순이자 마진이 저금리 기조로 더 좋아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우량기업 대출도 줄고 있어 은행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호조여서 '대출수요지수'도 2분기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대출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이견을 내놨다.
◆은행주 싸지만 투자매력은 "글쎄"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은행주 주가가 싸다는 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매수에 나설 정도로 매력적인가는 별개의 문제였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년간 업종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에 견줘 은행주의 현재 PER는 86%로 정보기술(IT · 57%) 자동차(78%)에 비해 높다"며 "여러 업종을 놓고 봤을 때 은행주를 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 이하인데 국가가 리스크를 나눠 지는 은행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비정상적으로 낮다"며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권 은행도 PBR가 1배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수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차익 실현 관점에서 은행주를 짧게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회복 추이나 앞으로의 리스크를 감안할 때 은행주는 당분간 IT나 자동차처럼 주도주가 되긴 힘들다"며 "코스피지수까지 감안해 가격이 크게 떨어졌을 때 사서 10~20% 정도 수익을 실현한 뒤 매매하는 전략을 반복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국내외 악재에 주가 요동
6 · 2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3일 은행업종지수는 5.15% 오르며 전 업종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컸다. 하지만 4일엔 2.67% 하락하며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 7일에도 3.09% 내려앉아 코스피지수 하락을 주도하더니 8~9일에는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3일 은행주 강세는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은행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 중 하나가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일은 성지건설 1차 부도에 따른 건설사 부실 문제가 부각됐고 7일엔 헝가리 재정위기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은행주 주가를 흔들 만한 변수들이 마구 쏟아져 주가 변동성이 유독 두드러진 모습이다.
◆리스크에 대한 상반된 시각
문제는 애널리스트들마저 은행산업의 전망에 대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요즘처럼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 달랐던 때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은 △국내 건설사 구조조정 △유럽 재정위기 △은행세 도입 등 은행주와 관련된 불확실성에 대한 평가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은행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은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만큼 막상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점차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부정적인 애널리스트들은 "리스크가 은행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에 대한 시각차가 단적인 예다. 비관론자들은 부실 건설사 퇴출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가 은행 실적을 악화시킨다고 보는 반면,낙관론자들은 여신 건전성이 개선돼 향후 대출 확대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식이다.
이같이 상반된 평가는 하반기 은행 실적에 대한 엇갈린 전망으로 연결된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개선됐던 순이자 마진이 저금리 기조로 더 좋아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우량기업 대출도 줄고 있어 은행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호조여서 '대출수요지수'도 2분기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대출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이견을 내놨다.
◆은행주 싸지만 투자매력은 "글쎄"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은행주 주가가 싸다는 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매수에 나설 정도로 매력적인가는 별개의 문제였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년간 업종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에 견줘 은행주의 현재 PER는 86%로 정보기술(IT · 57%) 자동차(78%)에 비해 높다"며 "여러 업종을 놓고 봤을 때 은행주를 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 이하인데 국가가 리스크를 나눠 지는 은행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비정상적으로 낮다"며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권 은행도 PBR가 1배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수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차익 실현 관점에서 은행주를 짧게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회복 추이나 앞으로의 리스크를 감안할 때 은행주는 당분간 IT나 자동차처럼 주도주가 되긴 힘들다"며 "코스피지수까지 감안해 가격이 크게 떨어졌을 때 사서 10~20% 정도 수익을 실현한 뒤 매매하는 전략을 반복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