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와 개별 종목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인 10일에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증시 반등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선물가격의 저평가 현상이 완화되면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매도차익 거래(선물 매수,주식 매도) 잔액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9일 4.26포인트(0.26%) 하락한 1647.2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팔자'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프로그램으로 한때 1100억원이 넘는 매물이 쏟아져 장중 지수를 1638선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막판 투신 등 기관이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 매수에 나서 낙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마감 동시호가 때만 700억원가량의 매수세가 유입돼 프로그램은 불과 83억원 매도 우위로 마감됐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만기를 앞두고 인덱스펀드의 매도차익 거래 청산(선물 매도,주식 매수)이 이뤄지면서 프로그램을 통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 동시 만기 이후 선물시장으로 유입된 매수 물량 중 일부가 다음월물인 9월물로 롤오버(이월)되고 있지만 속도가 느려 만기일 프로그램 매매의 지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물가격이 현물(주식)보다 낮은 상태가 워낙 오래 지속돼 프로그램을 통해 매도차익 거래에 나선 외국인이나 기관은 어느 정도 수익을 확보한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9월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만기일 롤오버 대신 청산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매수했던 선물을 만기 청산할 경우 차익거래용으로 팔았던 주식은 되사들여야 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일 변동성 확대와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로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9월 만기 선물가격이 크게 개선됐다"며 "10일 매도차익 거래의 청산으로 2000억~3000억원가량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수는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만기일 이후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의 정기 변경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프로그램 매수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