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의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단지에서 분양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시장 침체 속에 분양률을 높이려고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 인하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수원 정자동 SK스카이뷰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150만원으로 확정됐다. 중소형인 59㎡(전용면적 기준)와 84㎡는 3.3㎡당 각각 940만원, 960만원으로 1000만원 밑에서 결정됐다. 분양가는 2억3690만~6억4060만원 수준이다.

SK건설은 3498채나 되는 정자동 스카이뷰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를 최대한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를 채당 평균 4억원으로만 잡아도 전체 분양가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률이 낮으면 금융비용 등의 부담이 커져 분양가 책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11일 견본주택을 열고 1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6~17일 이틀간 1순위 접수를 받는다.

지난 9일 청약을 시작한 권선자이e편한세상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190만원이다. 권선주공을 재건축한 단지여서 SK스카이뷰보다 분양가를 더 낮추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달 말께 수원 인계동에서 공급 예정인 인계푸르지오의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 안팎이 검토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당초 1300만원 선을 예상했으나 인근 단지들의 낮은 분양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결정되는 분양가는 수원지역 새 아파트 시세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작년에 입주한 대형 브랜드 단지인 천천동푸르지오(2571채)는 3.3㎡당 1187만원(지난 5일 기준)이다. SK스카이뷰는 신평면 개념을 도입,14㎡ 가량 넓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변 시세보다 낮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낮은 분양가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조사분석팀장은 "분양가는 적정한 수준으로 보이는 만큼 단지 규모나 위치,전매 가능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선자이e편한세상은 수원시청이 있는 구도심 중심에 있으며 계약 즉시 전매가 가능하다. SK스카이뷰는 올해 단일 단지로는 최대이며 3개 단지 중 서울과 가장 가깝다. 85㎡ 이하는 계약일로부터 3년간,85㎡ 초과는 1년 뒤 전매가 가능하다. 인계푸르지오는 이달 수원 물량 중 유일한 주상복합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