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9일 미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의원들의 질문에 "미국은 글로벌화된 경제의 한 부분이며 자유무역은 미국 상품에 대한 수요의 중요한 원천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한국 · 파나마 · 콜롬비아 등과 체결한 FTA를 비준하는 것이 미국 경제의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시작된 이후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무역협상을 진척시켜 나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미국 경제가 확장을 위한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3.5% 증가하고 내년에는 좀 더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추세의 성장은 아마도 오랜 기간에 걸친 실업률의 점진적 하락과 결합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인플레이션은 진정된 상태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아울러 "소비 지출은 적정한 수준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경기 부양자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제 회복을 견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주택시장의 불안정과 신용 부족,공공 일자리 및 건설부문 등에 대한 지방정부의 예산 삭감 등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