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건설자재 중 하나인 H형강 일반형강 등 봉형강의 도매가격이 이달 들어 최고 7%가량 떨어졌다. 형강의 원료인 '철 스크랩'(고철) 가격이 하락한 데다 건설경기 위축으로 국내 수요까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10일 한국물가협회와 서울 · 수도권 봉형강 유통업계에 따르면 구조용 H형강 도매가격은 87만원 선으로 지난달 말(94만원)보다 7.4% 하락했다. 일반형강 가격도 86만원 내외로 지난달 말(88만원)에 비해 2.3%가량 떨어졌다.

이들 제품의 가격 하락은 먼저 국내에 봉형강류를 주로 공급하는 현대제철에서 1차 유통업체에 제공하는 고시가격을 최근 t당 3만원씩 인하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가격 하락분을 반영해 H형강을 t당 95만원에서 92만원으로,앵글 채널 등 일반형강은 t당 94만원에서 91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유통업체들은 여기에다 추가 할인율을 적용,실제 도매가는 현대제철 고시가격보다 더 낮아진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최근 국내 건설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7~8월 건설 비수기 진입을 앞두고 봉형강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소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동구의 유정철강 조영준 사장은 "수요가 없어 철강 유통업체 중 일부는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할인율을 크게 높이거나 비수기인 '장마철 단가'로 낮춰 팔기도 한다"고 전했다.

유통시장에서는 향후 봉형강 제품 가격이 t당 5만원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고철 유통상으로부터 사들이는 철스크랩 매입가격을 조만간 2만원 이상 추가 인하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심성미/김철수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