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화속으로' 주연배우 권상우…"포항전선 온몸으로 지켜낸 학도병 실화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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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안보의식이 희박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 영화에서처럼 10대들이 나서 싸울 거라고 확신합니다. 애국심은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겨나거든요. 젊은 친구들이 (이 영화를) 많이 보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뜨겁게 느낄 테니까요. "
한국전쟁 당시 71명의 학도병이 포항을 몸으로 지켜냈던 실화를 담아낸 전쟁영화 '포화속으로'(감독 이재한 · 16일 개봉)에 출연한 배우 권상우(35)의 말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이 전쟁영화에는 113억원이나 투입됐다. 2001년 '화산고'로 데뷔한 이래 10번째 출연한 이 영화에서 권상우는 차승원 김승우 최승현(탑) 등과 함께 공동 주역을 해냈다. 지난 9일 명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이 작품을 선택할 당시 전쟁영화 시나리오 3개를 검토했습니다. 단연 학도병 이야기가 가슴을 후려치더군요. 군인이 있어야 할 전장에 순진한 학도병들이 나선 겁니다. 학도병 얘기는 들어봤지만 군인들의 도움없이 스스로 포항을 지켰던 실화는 놀라웠습니다. "
극중에서는 북한군이 파죽지세로 낙동강 전선까지 남하해 부산 함락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국군은 낙동강 전선으로 투입되고 학도병들이 북한군 정예 부대의 공격을 막아내야만 한다.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이념 영화가 아닙니다. 실화를 토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입혀 만든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
그는 이 영화에서 전쟁 중 북한군에 부모를 잃은 구갑조 역을 맡았다. 살인 미수로 소년원에 끌려갈 처지에서 학도병으로 자원한 구갑조는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보지 못했지만 전쟁 통에 원하던 교복을 입은 가짜 학도병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제일 슬픈 인물입니다. 하지만 규율을 어기고 분란을 일으키는 악역이기도 합니다. 제가 맡은 배역 중 가장 못된 역할이죠.교모를 옆으로 돌려 삐딱하게 쓰는 모습으로 설명될 수 있는 캐릭터지요. "
그가 옥상에서 북한군과 맞대결하는 라스트 신은 전작 '말죽거리 잔혹사'의 마지막 신을 연상시킨다. 쌍절곤 대신 소총과 탄약을 짊어진 게 다를 뿐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두 영화의 라스트 신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모두 스케줄에 쫓기며 찍었는데,이 영화에서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섰으니 더 심각하고 강렬한 몸부림이 필요했습니다. 화염 효과를 위해 매캐한 연기 속에서 연기하다 호흡 곤란으로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공포탄을 연발로 쏘는 연기로 대단원을 장식하니까 관객들도 후련해 할 겁니다. "
권상우는 30대 중반이지만 교복을 입을 수 있을 만큼 '최강동안'이다.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물이라면 아무래도 어색했을 텐데 전쟁물이라 문제가 안됐죠.'동갑내기 과외하기''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교복을 입었고 '신부수업'에서는 사제복을 입었는데,모두 제복이 잘 어울린다고들 격려해줬어요. "
그는 이 영화의 강점을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액션 장면만으로는 두 시간을 채우기 어렵지만 학도병들의 개인사가 흥미롭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전쟁 액션 장면도 물론 수준급이라고.
"지난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상영회를 가졌을 때 미국인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우리 전쟁영화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더군요. 시간만 충분하면 우리도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 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한국전쟁 당시 71명의 학도병이 포항을 몸으로 지켜냈던 실화를 담아낸 전쟁영화 '포화속으로'(감독 이재한 · 16일 개봉)에 출연한 배우 권상우(35)의 말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이 전쟁영화에는 113억원이나 투입됐다. 2001년 '화산고'로 데뷔한 이래 10번째 출연한 이 영화에서 권상우는 차승원 김승우 최승현(탑) 등과 함께 공동 주역을 해냈다. 지난 9일 명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이 작품을 선택할 당시 전쟁영화 시나리오 3개를 검토했습니다. 단연 학도병 이야기가 가슴을 후려치더군요. 군인이 있어야 할 전장에 순진한 학도병들이 나선 겁니다. 학도병 얘기는 들어봤지만 군인들의 도움없이 스스로 포항을 지켰던 실화는 놀라웠습니다. "
극중에서는 북한군이 파죽지세로 낙동강 전선까지 남하해 부산 함락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국군은 낙동강 전선으로 투입되고 학도병들이 북한군 정예 부대의 공격을 막아내야만 한다.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이념 영화가 아닙니다. 실화를 토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입혀 만든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
그는 이 영화에서 전쟁 중 북한군에 부모를 잃은 구갑조 역을 맡았다. 살인 미수로 소년원에 끌려갈 처지에서 학도병으로 자원한 구갑조는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보지 못했지만 전쟁 통에 원하던 교복을 입은 가짜 학도병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제일 슬픈 인물입니다. 하지만 규율을 어기고 분란을 일으키는 악역이기도 합니다. 제가 맡은 배역 중 가장 못된 역할이죠.교모를 옆으로 돌려 삐딱하게 쓰는 모습으로 설명될 수 있는 캐릭터지요. "
그가 옥상에서 북한군과 맞대결하는 라스트 신은 전작 '말죽거리 잔혹사'의 마지막 신을 연상시킨다. 쌍절곤 대신 소총과 탄약을 짊어진 게 다를 뿐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두 영화의 라스트 신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모두 스케줄에 쫓기며 찍었는데,이 영화에서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섰으니 더 심각하고 강렬한 몸부림이 필요했습니다. 화염 효과를 위해 매캐한 연기 속에서 연기하다 호흡 곤란으로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공포탄을 연발로 쏘는 연기로 대단원을 장식하니까 관객들도 후련해 할 겁니다. "
권상우는 30대 중반이지만 교복을 입을 수 있을 만큼 '최강동안'이다.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물이라면 아무래도 어색했을 텐데 전쟁물이라 문제가 안됐죠.'동갑내기 과외하기''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교복을 입었고 '신부수업'에서는 사제복을 입었는데,모두 제복이 잘 어울린다고들 격려해줬어요. "
그는 이 영화의 강점을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액션 장면만으로는 두 시간을 채우기 어렵지만 학도병들의 개인사가 흥미롭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전쟁 액션 장면도 물론 수준급이라고.
"지난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상영회를 가졌을 때 미국인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우리 전쟁영화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더군요. 시간만 충분하면 우리도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 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