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가 있으면 '경품'이 있기 마련이다.

경품을 받지 못해도 이벤트는 참여자에게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곤 한다. 하지만 10일 예정된 이벤트는 '경품', '분위기' 등 어느 것 하나도 만족할 수 없게 펼쳐지고 있다. 이 날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리는 동시에 선물 · 옵션과 개별 종목 선물 · 옵션 등 4개 시장의 만기가 겹치는 쿼드러플 위칭데이이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10일 오전 10시20분께 이번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0%에서 다시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연속이다.

기준금리 동결은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이 예상했던 결과다. 이 때문인지 증시는 금리동결 소식에도 무덤덤한 모습이다. 약세를 보이던 코스피 지수는 금리동결 발표에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되면 으레 증시의 분위기는 호전되곤 했다. 하지만 금리동결의 원인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대외 금융여건 불안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동결 결정을 마냥 환영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오히려 증시는 네 마녀가 심술을 부린다는 이른바 '쿼드러플 위칭데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급증한 매도차익잔고가 청산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까지는 수급 상황은 양호한 편이지만, 장초반 나타내던 프로그램 순매수는 순매도로 전환된 상태다. 프로그램이 소화되기보다 상당부분 이월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스권 장세 불구…"2분기 어닝시즌 준비해야"

전문가들은 이날까지 예정된 이벤트로 시장이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이 같은 변동성이 끝나고 어닝시즌을 대비한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조혜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 이후를 대비하라"며 "다음달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IT(정보기술)와 자동차, 화학업종 등이다.

임태근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관련주식들의 상승세가 연초 두드러졌지만 여전히 상승여력은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외복의 여지가 크다는 견해가.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현재 모멘텀(상승요인)은 과거 어느때보다 크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박스권 상단에 가까워지면 현금 비중을 높이고, 하단에 가까워지면 주식 비중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낙폭 과대주인 건설, 은행, 유통 등 내수관련 업종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기존 주도주들은 지수가 횡보하는 과정에서 분할매수하라는 주장이다. 성장성 측면의 매력자체가 여전하기 때문에 지난 5월의 조정 당시 종목별로 지지됐던 이동평균선 부근에서의 매수를 추천했다.

동부증권은 투자유망주를 찾아볼 시기라며 매수심리가 살아있는 실적호전주와 최근 성과가 좋은 고ROE(자기자본이익률)종목을 추천했다. 마켓타이밍을 위한 정확한 변곡점을 찾기 어려운 만큼 종목중심의 접근하라는 얘기다.

실적호전 업종은 주로 IT, 자동차 업종의 종목에서 찾을 수 있고 이 업종을 제외한 실적호전주는 기업은행, OCI, LG생활건강, 현대산업, 대한항공, LS, 우리투자증권, 현대해상, 현대하이스코 등이다.

고ROE종목에서 대형주는 삼성전자, 현재차, LG화학, 현대모빗, 삼성전기 등이며 중소형 주에서는 대덕전자, 세방전지, 빙그레, 휴켐스, 케이피케미칼, GKL, 한라공조 등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