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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위기 부른 부양책…유럽서 고개 떨군 '케인스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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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나서도 고용부진 여전
    유럽 각국 긴축으로 '활로 찾기'
    케인스학파 "이론 잘못 적용 탓"
    재정위기 부른 부양책…유럽서 고개 떨군 '케인스 주의'
    남유럽 위기로 각국 정부 재정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득세했던 케인시안 경제 이론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영국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대 자유시장 경제 이론이 풍미할 당시 시장은 완벽하지 않은 만큼 정부가 개입해야 완전고용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을 펴 각국 정부 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들어 케인스 경제 이론이 힘을 얻은 것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지나친 자유방임의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시장 규율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을 메워줄 현실적인 대책도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뒤 각국 정부가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에 나서는 과정에서 정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카르멘 레인하트 미 메릴랜드대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가 1800년대 이후 금융위기와 국가 채무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가 터진 뒤 3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가 채무 규모가 평균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 지출이 늘어난 가운데 성장 둔화로 세수가 감소한 데 따른 결과이다.

    남유럽 국가 재정위기는 "경기침체기에는 정부가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케인스 경제 철학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린 뒤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에 이견을 제기하는 입장이 나왔다.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는 확대 재정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던 두 달 전 회의 때와는 뚜렷한 기류 변화다.

    남유럽 국가뿐 아니라 미국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빚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정부 부채는 13조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90%에 달한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7870억달러의 재정을 쏟아부었는데도 실업률은 여전히 10%에 가깝다. 정부의 재정 확대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결국 경기가 살아나 세수 증가로 이어진다는 케인스 경제 이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반박이 나오는 이유다. '케인스가 어디로 잘못 가고 있는가(Where Keynes Went Wrong)'의 저자인 헌터 루이스는 포천지에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 더 이상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말했다.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칫 정부 빚만 불어나 인플레이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포스트 케인시안 시대를 준비할 때'라는 8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단기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적 같은 정부 정책은 없다"며 "경기부양책보다는 투자를 유인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앨런 멜처 카네기멜론대 정치경제학 교수는 각국 재정위기와 관련,케인스의 경제 이론을 잘못 이해한 탓이라고 해명했다. 케인스 역시 구조적인 장기 적자에 한번도 찬성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케인스는 국가의 재정적자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는 설명이다. 투자보다 소비에 집중된 재정 정책도 케인스 이론을 잘못 받아들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한 가지 경제이론만으로 해법을 찾기 힘들어졌다는 점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 정도를 놓고 학계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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