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24 · MU스포츠)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세 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KLPGA는 11일 엘리시안제주C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경기를 강풍 때문에 오전 10시50분께 중단한 데 이어 오후 1시반께 라운드 자체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일부 진행됐던 경기는 무효가 됐고 2라운드 합계 성적만으로 순위가 정해졌다. 홍란이 2라운드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올 시즌 첫승이자 생애 3승째를 거뒀다. 홍란은 1,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잡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문현희(27 · 하나금융)와 안신애(20 · 비씨카드)가 7언더파 137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이보미(22 · 하이마트) 문수영(26 · 엘르골프) 우지연(23 · 하이마트)이 공동 4위(6언더파 138타)에 이름을 올렸다. KLPGA투어는 상반기에 절대강자 없이 8개 대회의 우승자가 모두 달라 하반기에 다승왕과 상금왕 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홍란의 우승에는 행운도 따라줬다. 당초 홍란은 4타차 단독 선두여서 지키기만 해도 우승은 떼 놓은 당상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홍란이 2번홀(파4) 두 번째 샷에서 OB를 내고 트리플 보기를 범해 순식간에 2위 문현희와의 간격이 1타차로 좁혀졌다. 하지만 이후 거세진 강풍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고 결국 라운드 속개가 불가능해 2라운드 경기로 대회를 치르게 됐다.

홍란은 "최근 플레이가 잘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며 "2번홀에서 실수가 있어 조금은 아쉬운 우승이 됐지만 하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생일(6월23일) 선물을 미리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코스에서 경기를 지켜본 갤러리들은 바람이 많이 불어 제자리에 서 있기도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린에 꽂혀 있는 깃발이 크게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이 거셌고 러프 인근 나무들도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경기분과위원회는 선수분과위원회와 경기 속개를 두고 장시간 이야기를 나눈 끝에 3라운드를 취소키로 결정했다.
김광배 경기위원장은 "보통 바람 속도가 초속 4m 이상이면 플레이가 힘들다고 하는데 6m를 웃돌아 경기 속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조윤희 선수분과위원회 부위원장도 "팬들에게 3라운드까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맞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2라운드 대회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