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월드컵 시즌이다. 지난 11일 개막된 월드컵은 전 세계 60억명을 TV로 빨아들인다. 축구팬들은 경기를 좀 더 실감나게 보기 위해 TV를 3D로 바꾸고 DMB 휴대폰을 산다. 맥주와 막걸리를 마시거나 통닭을 먹는다.

말그대로 월드컵 특수다. 기업들은 월드컵 특수를 활용하기 위해 상품개발과 판촉 등 마케팅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외환은행은 한국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기 위해 한국팀이 이길 때마다 금리를 0.1%포인트씩 최고 0.3%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금융상품까지 개발했다.

그러면 월드컵 기간 중 주가와 부동산 등 재테크 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자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보니 월드컵 기간 중 코스피는 1600~1650의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최고 수혜주는 하이트맥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주류와 음식료,방송 등 특정 종목의 주가상승을 예상하면서도 축구열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축구를 보느라 아파트 거래 등 부동산시장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관심권에서 비껴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수들은 이때 움직인다. 남들이 밤새 축구경기를 볼 때 하락폭이 컸던 종목을 연구해 사들이고 급매로 나온 20억~30억원짜리 상가를 찾아다닌다. 요즘 서울 강남의 지하철 역세권에는 원룸이 모자라서 난리다. 월세를 올려도 세입자들이 줄을 서 있다. 장사가 안 되는 상가를 원룸으로 개조하거나 단독주택을 매입해 헐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으려는 투자자도 몰리고 있다.

월드컵 열기 속에서 투자자들은 정책변화의 흐름을 감지해야 한다. 6 · 2지방선거에 이어 월드컵이 끝나면 정부는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동시에 부분적인 경기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부양책 등 정책의 미묘한 변화를 예견해 투자전략을 짜야 할 시기다. 축구경기(競技 · game)를 보면서 경제의 경기(景氣 · economy,business) 변화를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