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첫 회의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다음 달 10~14일 개최키로 결정했다.

김무성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대를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인 시기 · 방법 · 장소는 전대 준비위에 위임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간 당내 분란의 불씨였던 전대 시기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비대위 논의의 중심은 당 쇄신 문제와 세종시 · 4대강 사업 등의 현안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4대강과 세종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직 별도 논의는 없었지만 앞으로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전대를 준비하기 위한 임시기구 성격의 비대위를 당 혼란 수습을 위한 실질적인 조정기구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특히 초 ·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당 쇄신 문제에 비대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해진 대변인은 "각계에서 터져나오는 쇄신 논의를 비대위가 일괄 수렴해 이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논의한 뒤 청와대 · 정부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개혁성향의 초 · 재선 의원들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황영철 의원은 "강도 높은 쇄신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지 그 방법은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다양한 쇄신 주장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