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와 관련,칼 헨릭 스반베리 회장을 '소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16일 스반베리 회장 및 다른 '적절한' 경영진을 만나 대응책을 논의하자고 BP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나라면 그를 해고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는 부르지 않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회장과 만나 향후 BP가 어떤 의무를 다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P는 "초청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적절한 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BP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재계의 반발에 이어 영국 정부도 조심스럽게 BP를 옹호하고 나섰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메일 성명을 보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건설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BP가 영국과 미국에 가져오는 경제적 가치를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 또한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침묵을 지켜온 영국 정부가 입을 연 것은 미 정부의 BP 때리기가 가속화되면서 BP 주가가 반토막 나고 배당금까지 삭감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BP는 영국에서만 1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주요 기업인 데다 BP의 주식배당금이 삭감될 경우 당장 BP 배당금에 수익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영국의 연금 가입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BP의 주식배당금은 영국 런던증시 FTSE100 지수 종목의 전체 배당금 중 14%를 차지했다.

존 나피어 RSA보험 회장은 10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을 통해 "BP가 영국 회사라서 지나치게 편파적인 비난을 받는 것 같다"며 "금융위기 때 미국 은행들이 세계 금융시스템을 망가뜨린 것을 기억해야 하며 이중 잣대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