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후반에서 연 3%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월복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복리란 매월 원금에 이자를 계산한 뒤 다음 달에는 기존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에 다시 이자를 덧붙여주는 방식을 말한다.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반면 단리는 원금에 대해 정해진 이자만 계산된다.
예를 들면 예금금리가 연 4%일 때 월 100만원씩 36개월간 납입하면 단리 상품 이자는 222만원,월복리 상품 이자는 230만8834원이다. 이자 금액 차이가 8만8834원 난다. 이자 차이가 얼마 되지 않아 보이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 법이다. 단리와 복리 상품의 이자 차이는 금리가 높을수록,기간이 길수록 커진다.
◆주목받는 월복리 상품
예전에는 은행에도 복리 상품이 많았지만 은행들이 복리 상품을 점점 없애면서 최근에는 은행에서 복리 상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고객들이 예금 고시금리를 따질 때는 복리보다 단리 금리가 숫자상으로 더 높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복리 상품을 유지할 유인이 없었다.
그런데 올 들어 신한은행이 월복리적금이란 복리 상품을 시중은행 중 처음 내놓으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월복리 상품이 인기를 끌자 지난달 말 월복리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월복리 적금은 25만3246계좌 1235억원,월복리 정기예금은 2만5277계좌 3419억원을 유치했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월복리 적금 기본금리는 연 4.5%,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연 4.8%의 이자가 주어진다. 단리로 환산하면 연 5.03%의 효과가 있다. 가입한도는 분기별 100만원이다.
월복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1년제 연 3.8%,2년제 연 3.9%,3년제 연 4.02%다. 단리로 환산하면 각각 3.87%,3.97%,4.13%다. 최근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포인트 정도의 금리 차이가 난다. 개인에 한해 1인당 3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300만원,인터넷 가입시에는 50만원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전반적으로 예금 금리가 지나치게 낮지만 그래도 은행은 예금과 적금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월복리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농협도 월복리 적금 상품을 최근 내놨다. 자유적립 방식으로 건별 10만원 이상 매월 5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신한은행에 비해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이 훨씬 크다.
적금 계약기간도 1,2,3년 중 선택할 수 있다. 급여 이체,지역농협 카드 보유,하나로마트 고객 등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0.7%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농협은 신상품 출시를 기념해 9월 말까지 '채움월복리적금'에 가입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2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한다.
◆기업 대상 월복리 상품도
신한은행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월복리 기업적금'을 11일 출시했다. 개인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월복리 이율적용을 기업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기본금리는 1년제 연 3.2%,2년제 연 3.55%,3년제 연 3.9%이며 거래실적에 따라 우대금리(최고 연 0.2%)를 적용한다. 단리로 환산한 수익률은 각각 연 3.44%,연 3.84%,연 4.27%다.
가입대상은 개인사업자,법인,기타 법인격이 없는 단체 및 조합으로 복수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최초 입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2회차부터는 1회차 저축액을 제외하고 월별 계좌당 합산금액을 기준으로 개인사업자나 영리법인의 경우 월 2000만원 이내다. 임의단체 비영리법인 사립학교는 제한이 없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