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로운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의 독점 가능성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독점 규제 기관들이 아이애드의 독점 여부에 대해 조사를 준비 중"이라며 "아이애드 플랫폼에서 애플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광고 게재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 원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애플의 독점 여부와 관련해 연방거래위원회(FTC)나 법무부(DOJ) 가운데 어느 기관에서 이를 담당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즈는 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FT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FTC가 애플의 모바일 광고 전략에 대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7일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아이애드 출시와 함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용 서비스에 대한 개정 약관을 내놓았다.

이 개정 약관은 “모바일 광고가 본업인 독립적 광고 서비스 공급자만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자 위치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업이 모바일 광고가 아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 약관이 적용될 경우 위치 정보 수집이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용자 위치 정보는 모바일 광고에서 필수불가결한 핵심 정보여서 결국 구글 등 경쟁사의 모바일 광고는 애플 주요 기기에서의 서비스가 어려워지게 된다.

이 때문에 구글은 애플 측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자사의 모바일 광고 서비스를 막으려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구글의 모바일 광고 자회사인 애드몹의 오마르 하무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애플이 최근 개정한 서비스 약관조항을 이용해 아이폰에 애드몹이나 다른 구글의 광고를 막으려 한다”며 “애플의 약관은 이용자나 개발자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 아니고 공정경쟁을 위협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애플의 개정 약관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구글. 구글 애드몹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광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해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단숨에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 말 구글이 애드몹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FTC가 이에 대한 승인을 연기한 것도 세계 최대 검색업체와 1위 모바일 광고업체의 결합이 광고 시장의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FTC는 그러나 6개월간의 조사 끝에 최근 “시장에서 애플이 구글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구글의 애드몹 인수를 승인했다.

FTC의 이 같은 결정은 애플이 아이애드를 내놓음으로써 모바일 광고 시장에 본격 진출한 만큼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FTC의 판단과는 다르게 애플이 개정 약관으로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경쟁 장벽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칫 반독점 규제 정책의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FTC와 법무부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앱,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프로그램 툴만 사용하도록 제한한 조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지 여부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애플이 폐쇄정책으로 시장의 지적을 받아온만큼 독점 규제 당국의 칼끝이 애플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광고시장은 지난해 20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에서 2013년 135억달러 까지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