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사는 남자가 섹시?…日재무성 민망한 광고 '빈축'
상체를 드러낸 한 남성이 양팔에 젊은 여성을 한 명씩 안고 1만엔짜리 지폐로 가득 찬 욕조 안에서 야릇한 표정을 짓고 있다. 5명의 미녀들이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남편감을 이야기하면서 "경제 관념이 확실하고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남자가 최고"라고 말한다. 이 여성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이상적 남성'은 매너 좋은 꽃미남도,재벌 2세도 아니다. 바로 '일본 국채를 사는 남자'란다.

일본 최대 무료 주간지 R25에 실린 광고 내용이다. 일본 재무성이 결혼적령기의 20 · 30대 남성을 대상으로 제작한 국채 매입 광고다. 재무성은 이 광고에서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남자는 여자들로부터 인기가 좋다"며 "여자들은 국채를 사는 남자들을 섹시하고 투자 센스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한다.

재무성이 이같이 '민망한' 광고까지 낸 이유는 청년층의 국채 투자를 활성화해 천문학적 수준의 나랏빚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지난 3월 말 현재 총 882조9235억엔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19.6%에 달한다. 하지만 이 광고가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FT는 전했다. 현재 5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이 0.4%로 매우 낮은 데다가,정부가 낸 광고 내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유치하다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