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정책 어디로-릴레이인터뷰] (1) 오세훈 "재개발은 저층 위주, 제조업은 서울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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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세훈 서울시장
"휴먼시티 만들겠다"
"휴먼시티 만들겠다"
다음 달 1일부터 지방자치 민선 5기 시대가 시작된다. 지난 '6 · 2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광역 및 기초단체 당선자들은 요즘 임기 동안 시행할 정책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 중에도 서울 경기 인천 등 3개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의 정책 변화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이 민주당 송영길 당선자 수중에 떨어진 데다 오세훈 서울시장,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초선 때와 다소 다른 정책 변화를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경쟁력 강화에 대한 3자의 철학과 해법도 다르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49)와 만나 서울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 정책 기조를 들어봤다.
▼재선 시장은 처음 아닙니까. 민선 5기에도 비(非)강남 시장이 되겠다고 했는데요.
"선거 직후에 강남시장이라고들 많이 해서 코멘트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비강남 시장이라고 하면 강남시민들이 섭섭해 할지 몰라요. (웃음) 차라리 '균형발전 시장'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죠.아시다시피 지난 4년간 비강남권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잖아요. 서울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취지입니다. "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요.
"지난 4년간 서울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나 상사 주재원,투자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 임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외국인들이 와서 살기 좋은 곳으로 평가합니다. 서울의 투자가치나 미래 가능성에 인색하지 않다는 뜻이죠.한국경제신문이 그런 조사를 한번 해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우리가 발표하면 자화자찬이라고 할 거고요. "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 서울의 비교 대상은 어딘가요.
"가깝게는 상하이,도쿄지요. 조금 넓게는 홍콩,싱가포르까지 포함되겠죠.사실 욱일승천한 상하이의 브랜드 가치에 비해 서울은 열등한 도시가 될 뻔했습니다. 외국인들은 특히 국가보다 도시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점에서 서울의 경쟁력 순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더구나 다른 경쟁 도시들이 뒷짐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얻은 결과여서 긍정적입니다. 앞으로 4년간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5위권(2008년 기준 12위)까지 올려놓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각인시킬 만한 브랜드도 필요한데요.
"오히려 캐치프레이즈보다는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을 보강하려고 합니다. 우리 전통 속의 상징 동물인 '해치'를 쓰고 있는데요. 이제 론칭 단계인 만큼 1~2년 더 시민들과 외국인의 반응을 보면서 보강할지,수정할지 정할 작정입니다. 어쨌든 8년 임기를 채우는 시장으로서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과 로고는 분명히 만들어 놓고 싶습니다. "
▼서울의 2차산업이 약해진다는 지적이 많은데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건가요.
"현재 서울시의 산업은 87%가 서비스업이에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는 나라의 수도는 대부분 비즈니스,서비스 업종으로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전형적 의미의 제조업은 이제 서울보다는 경기도 외곽이나 배후 산업거점으로 옮겨가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
▼준공업지역은 어떻습니까.
"준공업지역 같은 서울시내 산업거점도 이제는 미래형 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첨단 정보기술(IT)이나 연구개발(R&D) 등 서비스업을 보조할 수 있는 선진도시형 산업 말입니다. 서울시가 내건 신성장동력 산업이 대표적이죠.금융 유통 컨벤션산업,디자인 패션 관광 등입니다. 미래형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드는 업종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예전에 '봉제산업'을 이젠 '패션산업'으로 부르잖아요. "
▼구로디지털단지 같은 곳을 말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죠.공장 하나 없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형 서비스 산업이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동대문디자인 플라자도 상징적인 건축물을 지어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구상은 이미 마쳤고 투자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
▼당초 시장 공관으로 쓰려던 한남동 '파트너스하우스'가 외국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추가할 의향은 없나요.
"좋은 아이디어네요. 파트너스하우스 예약률이 80%를 넘어요. 웬만한 숙박업소가 70%를 넘기 힘든데 폭발적인 인기로 볼 수 있습니다. 수요가 많다면 제2의 파트너스하우스도 적극 고려해 보겠습니다. "
▼오세훈 시장 하면 시프트와 함께 '디자인 서울'이 떠오르는데요.
"그동안 서울 하면 '성냥갑 아파트,회색 콘크리트 도시'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불과 4년 만에 뉴욕타임스는 서울을 꼭 가봐야 할 세 번째 도시로 꼽았고,영국의 유력 디자인 전문지 '월페이퍼'는 서울을 뉴욕,베를린,로테르담,이스탄불과 함께 5대 디자인 도시로 선정했습니다. 상상조차 못했던 평가들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제부터는 돈이 되고 밥이 되고 경제가 되는 '디자인 산업'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
▼한강변 초고층개발 방안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나요.
"작년에 발표한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단순히 초고층 건물을 유도하기보다 병풍 아파트로 둘러싸여 사유화돼 버린 한강변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입니다. 한강변 재건축 건물을 날씬하고 높게 올려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다양하게 바꾸려는 구상이죠.시범사업인 성수구역은 처음으로 재개발정비계획(안)을 완성해 정비사업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여의도 · 압구정 · 이촌 · 합정구역 등 다른 전략정비 구역도 개발구상이 마련되는 대로 주민설명회를 거쳐 올해 안에 계획 수립을 마칠 예정입니다. "
▼용산역세권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원할 의향은 없나요.
"사실 참 고민스럽습니다. 용산은 누가 보더라도 역사적,지정학적,기능적으로 서울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하면 가치가 있는 곳인 것도 분명하고요.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투자를 한다,안 한다는 입장을 섣불리 정하기보다 민간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서울시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서울시의) 돈이 들어갔을 때 또 다른 특혜 시비 등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가장 바람직한 서울시의 입장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
▼뉴타운 대상지를 추가 발표할 의향은 없습니까.
"뉴타운 정책은 노후주택 개량,부대시설 확충 등 긍정적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주택이 한꺼번에 사라져 집값 · 전셋값을 자극하고 원주민 재정착률을 낮추는 부작용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 없습니다. 지정하더라도 최소화할 작정입니다. 이미 지정한 뉴타운의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합니다. 민선 5기에는 아파트 위주 재개발 · 재건축을 지양하는 대신 단독 · 연립주택,빌라 같은 저층 주거지와 아파트가 공존하는 '휴먼타운'을 늘려 나갈 방침입니다. "
▼여소야대 국면 때문에 민선 5기에서 '균형발전'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처음 시의회가 개원되면 늘 그런 조정 과정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민선 4기가 개원했을 때도 컬처노믹스,디자이노믹스 얘기를 꺼냈더니 전혀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거의 경악하는 수준이었죠.그게 왜 필요하냐.도서관,복지시설 하나 더 짓는 게 중요하지.무슨 디자인으로 도시를 통합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었죠.그런데 임기 말에는 시의회가 '디자인 서울'의 전도사가 되더라고요. "
▼혹시 야당 후보 공약이나 정책 아젠다 중 참고할 것은 없었나요.
"도시 발전이나 경쟁력 강화 부문은 사실 공약이 거의 없어서 찾기 어려웠고요. 삶의 질 부문은 또 지나치게 비대했어요. 오히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나경원 의원이 내걸었던 장애인 정책의 경우 많이 공약으로 수용하고 보강해서 발표한 적은 있습니다. "
▼첫 연임 서울시장으로서 4년 뒤에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길 원하시나요.
"4년 뒤라기보다 퇴임 후 10년쯤 뒤에 '그때 그 시절 오 시장이 투자한 덕분에 이렇게 높은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을 누리며 산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게 소망입니다. "
정리=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오세훈 시장은…
오세훈 시장은 인터뷰 내내 '균형'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했다. 강남과 강북,도시 경쟁력과 삶의 질 정책 및 투자,서울시와 시의회 등이 균형있게 가야 한다는 뜻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다. 오 시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26회)에 합격,법조계로 진출했다. 1991년 국내에서는 생소한 아파트 일조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깨끗하고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워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한나라당 미래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04년 당내 인적쇄신 운동에 나서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2006년 민선 4기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 디자인 서울,한강 르네상스,시프트(장기전세주택) 공급 등을 추진했다. 오 시장이 내건 민선 5기 서울시정 키워드는 '도시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이다. 이에 맞춰 조만간 조직개편도 단행할 예정이다.
▼재선 시장은 처음 아닙니까. 민선 5기에도 비(非)강남 시장이 되겠다고 했는데요.
"선거 직후에 강남시장이라고들 많이 해서 코멘트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비강남 시장이라고 하면 강남시민들이 섭섭해 할지 몰라요. (웃음) 차라리 '균형발전 시장'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죠.아시다시피 지난 4년간 비강남권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잖아요. 서울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취지입니다. "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요.
"지난 4년간 서울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나 상사 주재원,투자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 임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외국인들이 와서 살기 좋은 곳으로 평가합니다. 서울의 투자가치나 미래 가능성에 인색하지 않다는 뜻이죠.한국경제신문이 그런 조사를 한번 해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우리가 발표하면 자화자찬이라고 할 거고요. "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 서울의 비교 대상은 어딘가요.
"가깝게는 상하이,도쿄지요. 조금 넓게는 홍콩,싱가포르까지 포함되겠죠.사실 욱일승천한 상하이의 브랜드 가치에 비해 서울은 열등한 도시가 될 뻔했습니다. 외국인들은 특히 국가보다 도시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점에서 서울의 경쟁력 순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더구나 다른 경쟁 도시들이 뒷짐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얻은 결과여서 긍정적입니다. 앞으로 4년간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5위권(2008년 기준 12위)까지 올려놓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각인시킬 만한 브랜드도 필요한데요.
"오히려 캐치프레이즈보다는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을 보강하려고 합니다. 우리 전통 속의 상징 동물인 '해치'를 쓰고 있는데요. 이제 론칭 단계인 만큼 1~2년 더 시민들과 외국인의 반응을 보면서 보강할지,수정할지 정할 작정입니다. 어쨌든 8년 임기를 채우는 시장으로서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과 로고는 분명히 만들어 놓고 싶습니다. "
▼서울의 2차산업이 약해진다는 지적이 많은데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건가요.
"현재 서울시의 산업은 87%가 서비스업이에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는 나라의 수도는 대부분 비즈니스,서비스 업종으로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전형적 의미의 제조업은 이제 서울보다는 경기도 외곽이나 배후 산업거점으로 옮겨가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
▼준공업지역은 어떻습니까.
"준공업지역 같은 서울시내 산업거점도 이제는 미래형 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첨단 정보기술(IT)이나 연구개발(R&D) 등 서비스업을 보조할 수 있는 선진도시형 산업 말입니다. 서울시가 내건 신성장동력 산업이 대표적이죠.금융 유통 컨벤션산업,디자인 패션 관광 등입니다. 미래형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드는 업종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예전에 '봉제산업'을 이젠 '패션산업'으로 부르잖아요. "
▼구로디지털단지 같은 곳을 말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죠.공장 하나 없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형 서비스 산업이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동대문디자인 플라자도 상징적인 건축물을 지어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구상은 이미 마쳤고 투자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
▼당초 시장 공관으로 쓰려던 한남동 '파트너스하우스'가 외국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추가할 의향은 없나요.
"좋은 아이디어네요. 파트너스하우스 예약률이 80%를 넘어요. 웬만한 숙박업소가 70%를 넘기 힘든데 폭발적인 인기로 볼 수 있습니다. 수요가 많다면 제2의 파트너스하우스도 적극 고려해 보겠습니다. "
▼오세훈 시장 하면 시프트와 함께 '디자인 서울'이 떠오르는데요.
"그동안 서울 하면 '성냥갑 아파트,회색 콘크리트 도시'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불과 4년 만에 뉴욕타임스는 서울을 꼭 가봐야 할 세 번째 도시로 꼽았고,영국의 유력 디자인 전문지 '월페이퍼'는 서울을 뉴욕,베를린,로테르담,이스탄불과 함께 5대 디자인 도시로 선정했습니다. 상상조차 못했던 평가들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제부터는 돈이 되고 밥이 되고 경제가 되는 '디자인 산업'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
▼한강변 초고층개발 방안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나요.
"작년에 발표한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단순히 초고층 건물을 유도하기보다 병풍 아파트로 둘러싸여 사유화돼 버린 한강변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입니다. 한강변 재건축 건물을 날씬하고 높게 올려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다양하게 바꾸려는 구상이죠.시범사업인 성수구역은 처음으로 재개발정비계획(안)을 완성해 정비사업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여의도 · 압구정 · 이촌 · 합정구역 등 다른 전략정비 구역도 개발구상이 마련되는 대로 주민설명회를 거쳐 올해 안에 계획 수립을 마칠 예정입니다. "
▼용산역세권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원할 의향은 없나요.
"사실 참 고민스럽습니다. 용산은 누가 보더라도 역사적,지정학적,기능적으로 서울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하면 가치가 있는 곳인 것도 분명하고요.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투자를 한다,안 한다는 입장을 섣불리 정하기보다 민간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서울시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서울시의) 돈이 들어갔을 때 또 다른 특혜 시비 등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가장 바람직한 서울시의 입장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
▼뉴타운 대상지를 추가 발표할 의향은 없습니까.
"뉴타운 정책은 노후주택 개량,부대시설 확충 등 긍정적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주택이 한꺼번에 사라져 집값 · 전셋값을 자극하고 원주민 재정착률을 낮추는 부작용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 없습니다. 지정하더라도 최소화할 작정입니다. 이미 지정한 뉴타운의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합니다. 민선 5기에는 아파트 위주 재개발 · 재건축을 지양하는 대신 단독 · 연립주택,빌라 같은 저층 주거지와 아파트가 공존하는 '휴먼타운'을 늘려 나갈 방침입니다. "
▼여소야대 국면 때문에 민선 5기에서 '균형발전'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처음 시의회가 개원되면 늘 그런 조정 과정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민선 4기가 개원했을 때도 컬처노믹스,디자이노믹스 얘기를 꺼냈더니 전혀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거의 경악하는 수준이었죠.그게 왜 필요하냐.도서관,복지시설 하나 더 짓는 게 중요하지.무슨 디자인으로 도시를 통합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었죠.그런데 임기 말에는 시의회가 '디자인 서울'의 전도사가 되더라고요. "
▼혹시 야당 후보 공약이나 정책 아젠다 중 참고할 것은 없었나요.
"도시 발전이나 경쟁력 강화 부문은 사실 공약이 거의 없어서 찾기 어려웠고요. 삶의 질 부문은 또 지나치게 비대했어요. 오히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나경원 의원이 내걸었던 장애인 정책의 경우 많이 공약으로 수용하고 보강해서 발표한 적은 있습니다. "
▼첫 연임 서울시장으로서 4년 뒤에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길 원하시나요.
"4년 뒤라기보다 퇴임 후 10년쯤 뒤에 '그때 그 시절 오 시장이 투자한 덕분에 이렇게 높은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을 누리며 산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게 소망입니다. "
정리=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오세훈 시장은…
오세훈 시장은 인터뷰 내내 '균형'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했다. 강남과 강북,도시 경쟁력과 삶의 질 정책 및 투자,서울시와 시의회 등이 균형있게 가야 한다는 뜻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다. 오 시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26회)에 합격,법조계로 진출했다. 1991년 국내에서는 생소한 아파트 일조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깨끗하고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워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한나라당 미래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04년 당내 인적쇄신 운동에 나서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2006년 민선 4기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 디자인 서울,한강 르네상스,시프트(장기전세주택) 공급 등을 추진했다. 오 시장이 내건 민선 5기 서울시정 키워드는 '도시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이다. 이에 맞춰 조만간 조직개편도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