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26) 지방선거 공천권 국민에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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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2 지방선거가 조용히 끝났다. 과거의 무질서한 정치풍토를 완전히 탈피한 요즘의 선거 모습은 분명 대한민국이 일등 국민임을 자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내가 혈혈단신 미국으로 떠났던 1961년은 4 · 19 혁명에 이은 허정 임시정부 때였다. 한국은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난했고 북한은 우리보다 두 배는 잘 살았다. 그 당시 미국인들이 "너희 나라에 TV 가 있느냐" 고 물을 때면 부끄럽지만 없다고 대답해야 했다. 이런 일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얼마 전 미국 백화점에 가서 "품질이 세계에서 제일 좋은 TV 를 보여달라" 고 했더니 삼성 TV 를 내놓았다.
많은 미국민은 항상 한국을 동양에서 가장 믿을 만한,피를 나눈 동맹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시장이 이제 한국에 활짝 열려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미래는 밝다.
한국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정치다. 정치가 자꾸 뒤지면 앞서가는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고 결국 정치와 경제 둘 다 망가질 수 있다. 가까운 나라 필리핀의 사례는 이런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필리핀은 한때 아시아의 선진국에 속했지만 정치가 잘못되는 바람에 잘 나가던 경제마저 망쳐버렸다.
이번 지방선거를 보면서 미국에서 시 의원과 시장을 지냈던 내 경험을 통해 몇 가지 고쳤으면 하는 게 있다. 첫째는 복잡한 투표 방식과 후보 난립이다. 유권자들이 투표일 나흘 전에야 투표설명서를 받았다니 무슨 재주로 그 많은 후보자들을 일일이 점검해 볼 수 있겠는가. 당연히 정당을 보고 적당히 투표할 수밖에 없고,그러다 보니 당선자의 10% 정도가 전과자란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쯤 되면 투표 결과의 존엄성이 상처 받는다.
둘째는 시의원,구의원까지 비례대표를 둬 투표를 두 번씩 하게 만드는 데 따른 문제점이다. 비례대표가 왜 시 의원 구 의원까지 필요한가. 다음 선거부터는 비례대표는 물론 아예 구 의원 자체를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민이 선출한 시장과 시 의원이 있는데 그 안에 또 국민이 선출한 구청장과 구 의원을 두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더러 세금 낭비다. 구청장은 시장이 직접 자기와 뜻이 맞는 능력 있는 행정관을 임명하는 미국식 제도가 더 바람직하다.
셋째는 지방자치란 말 자체가 지방이 스스로 다스린다는 말인데 각 정당의 중앙당에서 시장 군수 구청장 등에 이르기까지 공천권을 행사하니 이게 무슨 지방자치인가. 출마 후보자들에 대한 공천권을 지역주민들에게 넘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옥살이까지 한 전과자들이 버젓이 출마해 당선되는 모습은 보기 민망하다.
전 미 연방하원의원 · 한국경제신문 고문
내가 혈혈단신 미국으로 떠났던 1961년은 4 · 19 혁명에 이은 허정 임시정부 때였다. 한국은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난했고 북한은 우리보다 두 배는 잘 살았다. 그 당시 미국인들이 "너희 나라에 TV 가 있느냐" 고 물을 때면 부끄럽지만 없다고 대답해야 했다. 이런 일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얼마 전 미국 백화점에 가서 "품질이 세계에서 제일 좋은 TV 를 보여달라" 고 했더니 삼성 TV 를 내놓았다.
많은 미국민은 항상 한국을 동양에서 가장 믿을 만한,피를 나눈 동맹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시장이 이제 한국에 활짝 열려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미래는 밝다.
한국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정치다. 정치가 자꾸 뒤지면 앞서가는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고 결국 정치와 경제 둘 다 망가질 수 있다. 가까운 나라 필리핀의 사례는 이런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필리핀은 한때 아시아의 선진국에 속했지만 정치가 잘못되는 바람에 잘 나가던 경제마저 망쳐버렸다.
이번 지방선거를 보면서 미국에서 시 의원과 시장을 지냈던 내 경험을 통해 몇 가지 고쳤으면 하는 게 있다. 첫째는 복잡한 투표 방식과 후보 난립이다. 유권자들이 투표일 나흘 전에야 투표설명서를 받았다니 무슨 재주로 그 많은 후보자들을 일일이 점검해 볼 수 있겠는가. 당연히 정당을 보고 적당히 투표할 수밖에 없고,그러다 보니 당선자의 10% 정도가 전과자란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쯤 되면 투표 결과의 존엄성이 상처 받는다.
둘째는 시의원,구의원까지 비례대표를 둬 투표를 두 번씩 하게 만드는 데 따른 문제점이다. 비례대표가 왜 시 의원 구 의원까지 필요한가. 다음 선거부터는 비례대표는 물론 아예 구 의원 자체를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민이 선출한 시장과 시 의원이 있는데 그 안에 또 국민이 선출한 구청장과 구 의원을 두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더러 세금 낭비다. 구청장은 시장이 직접 자기와 뜻이 맞는 능력 있는 행정관을 임명하는 미국식 제도가 더 바람직하다.
셋째는 지방자치란 말 자체가 지방이 스스로 다스린다는 말인데 각 정당의 중앙당에서 시장 군수 구청장 등에 이르기까지 공천권을 행사하니 이게 무슨 지방자치인가. 출마 후보자들에 대한 공천권을 지역주민들에게 넘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옥살이까지 한 전과자들이 버젓이 출마해 당선되는 모습은 보기 민망하다.
전 미 연방하원의원 · 한국경제신문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