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 지방선거에서 환경론자들이 시의회에 대거 진출해 재건축 사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세종시 원안 추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으니…."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 국회 표결을 요청한 14일 과천시 별양동 S공인중개 대표 김모씨는 "지난 4월 기대치를 밑도는 용적률 발표로 큰 폭으로 떨어진 과천 재건축 아파트 값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과천지역 아파트들은 지난 4월 초 경기도의 용적률 발표 이후 1차 하향 조정을 거친 상태다. 김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재건축에 미온적인 야권 출신들이 시의회를 장악한데다 과천청사의 일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할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가격선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과천 주공6단지 상가 내 K공인중개 사무실에는 "집값이 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K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 4월 이후 거래가 급감하고 소형 평형 급매물 위주로 팔리고 있다"며 "선거 이후엔 불안 심리가 가중되면서 호가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천 재건축 아파트들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거래 자체가 실종됐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실망매물이 나오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주공2단지 26㎡는 3억7500만원에 팔렸다. 현재 급매물은 3억5000만원 선이다. 지난 4월 국토해양부에 신고된 실거래가는 4억2000만원이다. 한 달 반 만에 5000만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부림동 A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달엔 과천 전체를 통틀어 10건 미만이 거래됐다"며 "이달 들어서도 소형 평형만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은 호가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올초 5억8000만원 선에 거래된 별양동 주공7단지 48㎡는 지난 4월 5억원에 팔린 이후 최근에는 호가가 4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주공2단지 53㎡도 지난 4월 대비 5000만원 정도 떨어진 7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용적률 하향 조정과 정부청사 이전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친환경적 재건축이 과천의 주거 쾌적성을 높이면서 중장기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청사가 이전되면 새로운 개발계획이 나올 수 있다"며 "1990년대까지는 청사 때문에 과천이 덕을 봤을 수 있지만 이제는 없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별양동 C공인중개 관계자는 "용적률을 최대한 높이고자 하는 주민들과 '친환경과 적정 용적률을 강조'하는 시의원들 간에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