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그리스전 첫승으로 월드컵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면서 대형 서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매출 감소폭이 큰 탓이다. 서점 매출이 월드컵 열기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은 독자들이 제한된 여가시간을 독서 대신 TV 시청이나 경기 관람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교보문고의 경우 그리스전이 열린 지난 12일 서울 지역 5개 매장의 매출액이 평소보다 30%가량 감소했다. 채동수 교보문고 오프라인마케팅지원팀장은 14일 "12일에는 비가 온데다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려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거리 응원전이 열린 서울 삼성동 봉은사 앞 광장 인근의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의 이날 매출도 작년 같은 날 대비 약 30% 감소했으며 다른 매장들도 20%가량 매출이 줄어들었다.

서점들은 오는 17일 아르헨티나전 때에는 매출 감소폭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재연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영업지원팀장은 "2006년 독일월드컵 때와 비슷하게 매출이 줄었다"면서 "대표팀의 그리스전 첫승으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져 아르헨티나전이 열리는 17일에는 매출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점들은 이에 따라 월드컵 기획전을 잇따라 열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교보문고는 이달 중 전국 16개 전 매장에서 월드컵 기획전을 열고 행사 도서를 사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한다.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도 23일까지 행사 도서를 사는 독자에게 월드컵 응원도구를 나눠 준다. 또 한국전 점수를 맞히는 고객에게는 전자책 단말기,월드컵 공인구 등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