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 손길이 고급 리조트 회사로까지 뻗치기 시작했다. 1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민간투자업체인 푸싱그룹은 프랑스 고급 레저업체인 클럽메드의 지분 7.1%를 인수키로 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해외에서 철광석과 석유 등 에너지 자원 기업과 자동차 전자 정보기술(IT) 등 제조업체들을 주로 인수해왔지만 클럽메드 같은 고급형 레저업체의 지분을 사들인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인 쑤닝전기가 지난해 일본 소매 가전판매회사인 라옥스(Laox) 지분 27%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떠오른 데 이은 것으로 서비스 산업에서도 쩌우추취(走出去 · 해외진출)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클럽메드는 이날 "푸싱그룹이 클럽메드의 가장 큰 전략적 투자자가 됐다"며 "중국 내 사업 확장에도 양사가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푸싱그룹의 지분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클럽메드의 주식가치 등을 고려할 때 푸싱이 3100만유로 안팎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클럽메드가 중국 회사의 투자를 받은 것은 급증하는 중국 여행 시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여행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460억달러에 이르고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 2위 시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럽메드는 오는 11월 헤이룽장성 야부리 지역에 스키리조트를 개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중국에서 모두 5개의 고급 리조트를 개장할 예정이다. 클럽메드 측은 "리조트가 완공되면 클럽메드의 중국인 고객은 지난해 2만3000명에서 2015년에는 20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앙리 지스카르 데스텡 클럽메드 사장은 "클럽메드는 고급 휴가 문화의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전략을 수행하는 데 아시아 국가들이 중요한 기회가 되며 특히 중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푸싱그룹도 "클럽메드의 올인원(모든 서비스를 한곳에서 해결) 형식 리조트가 부유한 중국 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싱그룹은 클럽메드 이사회에 1명의 이사를 지명하게 되며 지분을 9%로 늘릴 경우 2명을 지명하게 된다. 그러나 양사는 향후 2년 이내에는 푸싱이 지분을 10% 이상으로 늘리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푸싱은 자산 362억위안을 보유해 중국 3위 부호로 꼽히는 궈광창(43)이 1992년 창업한 투자전문회사다. 초기 부동산과 제약회사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 지금도 20여개의 제약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0년대 중반 이후 철강 도소매 금융업 등에 진출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