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세계 각국에 있는 지사 직원들을 위해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글로벌 캠퍼스'를 한국법인 직원들에게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적 비즈니스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한국경제신문이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접목했더니 교육효과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외국계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한경 리스타트 교육캠페인'에 참여한 APL코리아의 알빈 시 대표(52)는 "이번 교육이 임직원들에게 자기계발의 동기 부여가 됐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회사가 교육을 챙겨주니 임직원들의 애사심과 자긍심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PL은 세계 4위이자 아시아 최대 컨테이너선사다. 세계 140개국 2만5000여곳에서 매년 400만TEU(20피트 컨테이너) 이상의 컨테이너를 운송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환적을 포함해 100만TEU 이상의 물동량을 소화,시 대표가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올해의 인물상'을 받기도 했다. 한경 리스타트 교육캠페인에는 지난 3월부터 한국지사 임직원 100여명 중 76명이 참가,'고객만족 컴플레인 정복하기''경제 알고보면 미래가 보인다''비(非)전공자를 위한 MBA 한 달 만에 끝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습하고 있다.

이번 교육과정을 도입해 진행을 맡고 있는 차수진 인사부 차장은 "업무에 대한 전문지식과 개인역량 개발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교육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이 '글로벌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는데,한경이 제공하는 온라인교육은 언어장벽이 없어 이해가 쉽고 학습 속도가 빨라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의 피드백을 받아보니 교육내용이 충실하고 사례 중심으로 이뤄진 점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APL코리아는 이번 교육과정을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미래 인재로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에게는 부서장이 학습을 권유하기도 한다. 덕분에 학습에 대한 적극성과 자부심이 높다.

'오늘부터 당장 쓰는 국제회계기준(IFRS)' 과정을 공부한 김정은 총무 · 회계부 과장은 "최근 IFRS가 회계분야 주요 이슈로 떠올라 수업을 듣게 됐다"며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것과 실무에서 필요한 지식을 총괄적으로 복습하고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일에 지친 매니저 구하기' 수업을 들은 김미경 총무 · 회계부 대리는 "평소에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지만 구체적 사례가 없어 쉽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생각을 바꿔주는 작고 큰 사례가 많아 좋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물류창고에 엉뚱한 상자가 굴러다니면 치우라고 지시하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런데 이번 교육에서는 상자는 그대로 두고 물류 프로세스의 문제점부터 분석해 보라는 거예요. 원인을 해소하면 상자 문제는 저절로 정리되니까요. " 김 대리는 이번 수업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명쾌한 해법에 여러 번 놀랐다고 말했다.

회사는 임직원들의 학습 편의를 돕기 위해 업무 시간 중에도 재량껏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글로벌 기업인 APL에서 영어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필수다. 회사는 이를 위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5시부터 근무시간을 할애해 한경이 제공하는 영어 프로그램으로 그룹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 잘하는 인재는 본사의 스카우트 대상입니다.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 시 대표는 모든 교육이 임직원들의 업무능력 개발과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인력 키우기라는 대 전제 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진행된 교육 내용은 모두 본사에 보고돼 글로벌 인재관리시스템에 기록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싱가포르 출신인 시 대표는 2008년 7월 한국에 부임했다. 한국생활 2년 만에 된장찌개를 해 먹을 만큼 한국사람이 다 됐다. "미국 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생활해 봤지만 한국 사회가 가장 안전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근무 환경도 좋고 직원들도 의욕이 넘치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서나 개인 간 갈등도 찾아보기 힘들고요. "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