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글로벌 MBA '협상론' 강의에서 이같이 질문을 던진 제임스 올드로이드 교수는 "물러설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학생들의 대답에 "더 나은 남자 생각이 있는가(Do you want to upgrade)를 묻는 건 어떨까"라고 말했다.
◆협상의 기술 'BATNA'
이날 강의에서 올드로이드 교수는 다양한 협상의 기술을 제시했다. 그는 "'BATNA'는 최선의 대안(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을 의미한다"며 전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였던 데니스 로드맨을 사례로 설명했다. 올드로이드 교수는 "'악동' 로드맨은 1996~97시즌 소속팀인 시카고 불스로부터 900만달러를 받고도 전체 82게임 중 55게임에만 출전해 팀에 300만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팀은 다음 시즌 최선의 대안으로 로드맨과 '조건부 보상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1997~98시즌 팀은 로드맨에게 전체 연봉 1050만달러 중 450만달러만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600만달러는 59번째 게임을 뛴 뒤 60번째 경기부터 게임당 정액으로 나눠 지급하기로 한 것.그 결과 로드맨은 전체 82게임 중 80경기를 치러 총 1010만달러를 받았고 팀은 우승을 차지하는 윈 · 윈을 했다는 게 올드로이드 교수의 설명이다.
올드로이드 교수는 "계절적 수요 변동이 큰 제품의 경우 공급계약 체결 시 결제대금의 50%만 선불로 지급하고 계약 기간 준수 여부에 따라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며 "조건부 보상 계약은 산업현장에서도 종종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접점을 찾아라
이론 수업에 이어 학생들은 소그룹별로 노사 양측으로 나뉘어 임금 등에 관한 '노사협상 실습'도 진행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 공장부지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에 신규 공장을 설립해 회사를 이전하고 생산성 향상 및 개인별 평가체계를 도입하려는 회사와,이에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노조 대표로 학생들이 각각 나뉘어 협상을 벌였다. 사측 대표로 나선 치마 에잔완씨(나이지리아)는 "현재 근로자 1인당 생산성이 산업 평균의 80%에 그치고 있다"며 "공장을 이전하고 경쟁 회사보다 높은 산업 평균의 150%까지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 대표인 서봉균씨는 "이전 비용 및 생산성 향상에 들어가는 노력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최소 3년간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은 한 시간가량 이어진 협상 끝에 공장을 이전하되 급여 10% 인상과 2년간 고용 보장이라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사측 대표로 협상에 참가했던 이동훈씨는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었다"며 "이번 실습을 계기로 향후 어떤 회사에서도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사례 중심 수업
SKK GSB Global MBA는 성균관대와 미국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의 제휴로 1년4개월간 영어로 진행되는 주간 과정이다. 수업 과정은 실제 글로벌 비즈니스 사례를 중심으로 졸업 후 다양한 기업에서 실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Global MBA는 학생의 30%,교수의 60%가 외국인으로 이뤄진 국제화된 프로그램으로 MIT 슬로언 및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 스쿨과 복수학위과정도 운영한다. Global MBA는 2004년 설립 후 현재까지 4년 연속 취업률 100%를 달성했으며 지난해엔 졸업생 연봉 상승률 48%,경력 전환율 58% 등 성과도 이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