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중국 농업은행의 18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시장 대비 은행주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부정적 효과도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위원회가 중국 농업은행이 신청한 상하이와 홍콩에서 동시 상장하는 IPO 계획을 각각 9일과 10일 승인했다. 농업은행은 중국의 4대 국유은행(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중 유일하게 아직 상장을 하지 않은 은행으로 약 222억주의 위안화 표시 A주식을 상하이 증시에서, 약 256억주의 H주식을 홍콩 증시에서 매각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약 7월 15일경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정 신주 발행규모는 총 478억주 정도지만 그린슈(Greenshoe, 초과 신청시 약 10~15%까지 발행 주수를 늘리는 것. 주간사가 기업으로부터 추가로 공모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옵션)가 행사될 경우 발행규모가 563억주까지 상승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지에서는 IPO 예상 발행가가 주당 약 2.5~2.6위안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따라서 IPO 규모는 그린슈가 없을 경우 약 180억달러, 그린슈가 행사될 경우 최대 약 215억달러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2006년 10월 공상은행의 IPO 규모(약 191억달러, 그린슈 행사후 220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대략 25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농업은행 IPO로 인해 한국 은행주의 수급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지만 이는 시장 전체의 문제이지 은행주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건설은행과 중국은행, 공상은행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 해당 월에는 일반적으로 코스피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며 "그도 그럴것이 외국인이 코스피에 대해 순매도로 돌아선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다음 달에는 다시 코스피 지수가 반등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은행들의 IPO에 따른 부정적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주의 경우는 중국 은행들의 IPO시 대부분 월간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 월간 수익률을 초과상승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 순매도 비중보다 은행주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투자자의 은행주 순매도 비중이 적어 코스피 대비 은행주의 순매도 강도가 높지 않았다.

최 애널리스트는 과거 사례로 볼 때 이번 중국 농업은행의 IPO 영향이 시장 대비 은행주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