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인 1700선을 목전에 두고 있어 돌파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상승, 장중 1698.21까지 올랐다. 오전 11시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 오른 1693.64를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유로존 회원국들이 4400억유로 규모의 지원안을 구체화하며 유럽지역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됐고, 남유럽 재정위기가 동유럽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약화되며 유럽지역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재웅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유로존 국가들의 정책 공조로 유럽발 악재가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약화될 여지가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유로화 안정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개선으로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는 점도 이날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변동성지표인 VIX지수와 CDS 변동성이 안정권에 진입하고 있다"며 "유로·달러 환율이 1.2유로를 회복했고 변동성이 줄었다는 점 등에 비춰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추가 상승을 지속할 전망이고, 1700선 돌파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 한국증시는 거시경제 및 기업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8.6배라는 절대적으로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질 여지가 충분하다"며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의 기존 주도주군이 여전히 회복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와 함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남유럽 재정위기 불안감 등으로 한국 시장에서 6조1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바 있다.

조 애널리스트는 "한국 관련 펀드 중 세계 신흥시장 펀드와 유럽·중동·아프리카 관련 펀드로의 자금이 최근 1주간 순유입됐고, 이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어 한국시장으로의 자금 순유입 가능성도 높다"고 관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주 나오는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 회복 추세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주에는 미국 5월 수입물가지수, 주택착공건수, 건축허가, 생산자물가지수, 소비자물가지수, 경기선행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약화될 전망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경기 회복 가시화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지표 결과가 지수 추가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긍정론에 무게를 두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에는 증시 위험요인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기 정상화가 본격화되고 이에 따른 증시의 상승추세 진입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지난주말 미국 증시 훈풍을 타고 이번주 초 60일선(1685P)과 마디지수(1700P)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추세전환으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고 돌파 시도 이후 곧 박스권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