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실적장세로 주가는 박스권에서 혼조세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일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1600~1830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4분기부터는 재평가(리레이팅)되는 장세로 전개된다는 전망이다.

오 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전형적인 '실적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적은 호조를 보이지만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은 하락하는 과정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통 증시는 '버블붕괴→ 유동성장세→실적장세→밸류에이션 장세' 등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 이 중 실적장세는 기업이익이 상승하지만 주가상승률은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장세가 시작되면 주가는 재평가를 받으면서 급등세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4분기에 국내 증시는 재평가 단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 주가의 상승여력은 45%에 달할 것으로 오 센터장은 추정했다.

물론 경기회복세와 정상화 과정에서 남유럽 재정위기, 선진국의 더블딥(경기 이중침체) 우려, 출구전략 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성장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내 증시가 하반기에는 지수대별로 수급여건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매수우위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1600선 이하에는 매수우위, 1800선 이상에서는 매도우위의 장세를 이어간다는 해석이다. 내년에는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입장을 바꾸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매력이 늘어나면서 투신권의 자금이 유입된다는 분석이다.

오 센터장은 하반기 주도 테마 및 산업으로 새로운 성장산업과 녹색산업을 꼽았다.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노후 IT장비나 기계를 교체하는 리툴링(Re-tooling) 기업으로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대한항공(항공), SBS(광고)를 제시했다.

업종 내에서 경쟁력을 지닐 기업으로는 대표주들을 선정했다. 기아차,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SK에너지, 현대제철, 신한금융, 메리츠화재, 현대백화점, CJ제일제당, 동아제약, 호텔신라, 모두투어, 엔씨소프트 등이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업종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들도 추천했다. 원자력 부문에서는 두산중공업과 한전KPS를, 발광다이오드(LED) 부문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무선인터넷 부분에서는 KT와 다음을 꼽았다. 중국소비와 관련해서는 아모레퍼시픽과 오리온이 유망하며 2차전지 부문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를 주목하라고 오 센터장은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